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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장인의 수제 구두 가게 운영 철학 – 손으로 시간을 만드는 사람 서울 종로구 한 귀퉁이에 위치한 작은 구두 가게. 이곳은 35년 동안 수제 구두만을 만들어온 박종철 장인의 공간이다.기계가 아닌 손으로 만든 구두.그가 직접 깎고, 자르고, 꿰매며 완성하는 수제화는 단순한 신발이 아닌, 철학의 결과물이다.1. 장인으로 살아온 시간박 장인은 1988년, 구두 장인의 길에 들어섰다. 그는 기술을 배우는 3년보다, 기다림을 배우는 10년이 더 중요했다고 말한다. “수제 구두는 사람이 만든다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합니다.” 그 말은 지금도 그가 가장 먼저 말하는 원칙이다.3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그는 하루도 같은 구두를 만든 적이 없다. 발 모양, 보행 습관, 직업, 체중까지 고려해 세상에 하나뿐인 구두를 만든다.2. 수제화의 본질은 ‘느린 완성’수제 구두는 하루에 많아야 2~.. 2025. 6. 1.
50대 부부의 분식집 브랜딩 전략 – 따뜻함을 담은 가게 만들기 서울 도봉구의 오래된 골목. 그곳에는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 분식집이 있다. 가게 이름은 ‘오후네 떡볶이’. 언뜻 보면 평범한 분식집이지만, SNS 상에서는 ‘감성 분식’이라 불린다. 그 중심에는 50대 부부, 이정우 씨와 박미자 씨가 있다.1. 오래된 가게에 찾아온 위기분식집은 2003년, 아이 셋을 키우던 시절 생계를 위해 문을 열었다. 그때만 해도 인근엔 학교도 많고, 유동 인구도 풍부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학령인구가 줄고, 프랜차이즈 분식 브랜드가 인근에 생기며 손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하루 5만 원 매출로 마감한 날도 있었어요.” 부부는 고민 끝에 가게를 닫는 대신, ‘브랜딩’이라는 전혀 새로운 선택을 했다.2. ‘오후네’라는 이름의 의미가게의 .. 2025. 5. 30.
40대 가장의 두 번째 창업 스토리 – 실패 후 다시 걷는 길 창업은 쉽지 않다. 실패는 더 어렵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일은 그 모든 것보다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 이 글은 한 명의 40대 가장이, 첫 사업 실패 이후 다시 일어선 창업 도전기이다. 그는 지금 소도시 골목에서 치킨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1. 첫 창업의 실패, 그리고 무너진 일상김정호 씨는 37세에 커피 프랜차이즈 창업을 했다. 하지만 입지 선정 실패와 상권 포화, 코로나19 등으로 2년 만에 폐업하게 됐다. 그는 말한다. “가장으로서 자존심보다 가족의 시선을 마주하는 게 더 두려웠다.”폐업 후 그는 6개월간 무직 상태였다. 주변 시선보다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이 컸다. 하지만 아내의 “아빠는 실패한 게 아니라 배운 거야”라는 말에 다시 일어나기로 결심했다.2. 두 번째 창업, 치킨집을 선택한 이유.. 2025. 5. 30.
30대 주부의 떡집 창업기 - 쌀가루로 쌓은 꿈 서울 도봉구의 한 주택가, 오래된 시장 골목 끝에 소박한 간판이 걸린 떡집이 있다. ‘다온떡방’. 화려하지 않지만 매일 오전마다 줄이 길게 늘어선다. 이 가게는 30대 주부 박은영 씨가 육아와 살림을 병행하면서 시작한 인생 2막의 결과물이다.1. 창업의 시작: 취미에서 생업으로은영 씨는 결혼 전 작은 디자인 회사에서 일했다. 결혼과 함께 퇴사한 그녀는 둘째 아이를 낳으면서 외부 활동을 완전히 접었다. 그러다 우연히 문화센터에서 떡 만들기 강좌를 듣게 되었고, 첫 송편을 빚은 날, 자신 안의 창의성이 다시 살아남을 느꼈다고 했다.“누군가가 정성껏 만든 음식을 맛보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내가 다시 세상과 연결된 느낌이었어요.”2. 시장조사부터 고객 니즈까지, 발품의 시간떡을 잘 만든다고 해서 모두 창업이 .. 2025. 5. 29.
젊음으로 끓인 전통, 20대 찻집 창업 이야기 서울 성북구의 한 조용한 골목. 그 길 끝에 자리한 작은 찻집에는 카페라테 대신 유자차, 아메리카노 대신 보이차가 놓여 있다. 이곳은 20대 청년 김태현 씨가 창업한 ‘온기다방’이다. 카페가 넘쳐나는 시대에 굳이 ‘찻집’을 연 그의 선택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1. 찻집이라는 선택, 커피가 아닌 차를 고른 이유김 씨는 대학 시절, 커피 전문점 아르바이트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그러나 늘 반복되는 빠른 주문, 속도 중심의 구조 속에서 그는 어느 순간, 피로함을 느끼게 되었다. "손님이 자리에 앉기도 전에 음료를 내보내는 문화가 너무 익숙해져 있었어요. 정작 대화는 없더라고요."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방문한 전통 찻집에서 그는 다른 세상을 마주했다. “차를 마시러 온 사람들은 말없이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어.. 2025. 5. 29.
비 오는 날에만 장사하는 포장마차 이야기 서울 마포구의 한 골목 어귀. 빗소리가 들리는 날이면,주황색 천막이 조용히 펴진다.이곳은 ‘맑은 날엔 쉬고, 비 오는 날에만 열리는 포장마차’다. 사람들은 이곳을 ‘비포장마차’라고 부른다.오늘은 하루가 아닌 한 순간에 집중하는 이 장사의 방식과 비 오는 날만의 감성을 장사로 만든 한 사람의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1. 왜 비 오는 날만 장사를 할까?운영자 이정현 씨는 말한다. “비 오는 날은 사람의 감정이 열려 있는 시간이에요.”그는 ‘사람이 취약해지는 순간’에 따뜻한 무언가를 건네고 싶었다고 말한다.맑은 날은 준비하고, 비가 오면 기다렸다는 듯 천막을 편다.2. 메뉴는 단 세 가지뿐어묵탕소주 한 병비빔국수메뉴는 단출하지만, 기억은 깊다.모든 재료는 비가 오기 전날 미리 손질해 둔다.“종류보다 온도가 중요.. 2025.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