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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부부의 분식집 브랜딩 전략 – 따뜻함을 담은 가게 만들기

by 소담상회 2025. 5. 30.

서울 도봉구의 오래된 골목. 그곳에는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고 있는 작은 분식집이 있다. 가게 이름은 ‘오후네 떡볶이’. 언뜻 보면 평범한 분식집이지만, SNS 상에서는 ‘감성 분식’이라 불린다. 그 중심에는 50대 부부, 이정우 씨와 박미자 씨가 있다.

1. 오래된 가게에 찾아온 위기

분식집은 2003년, 아이 셋을 키우던 시절 생계를 위해 문을 열었다. 그때만 해도 인근엔 학교도 많고, 유동 인구도 풍부했다. 하지만 2018년부터 매출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학령인구가 줄고, 프랜차이즈 분식 브랜드가 인근에 생기며 손님 수가 절반으로 줄었다.

“하루 5만 원 매출로 마감한 날도 있었어요.” 부부는 고민 끝에 가게를 닫는 대신, ‘브랜딩’이라는 전혀 새로운 선택을 했다.

2. ‘오후네’라는 이름의 의미

가게의 원래 이름은 ‘정우분식’이었다. 하지만 자녀들이 가게에 대한 인식 전환을 도와주기 위해 ‘오후네’라는 이름을 제안했다. ‘오후에 들르면 따뜻한 밥이 있는 집’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이름이었다.

간판을 바꾸고, 로고도 새로 제작했다. 심플한 손글씨체에 하트를 곁들인 로고는 따뜻한 감성을 자극했다.

3. 메뉴 리뉴얼과 원가 관리

전체 메뉴 중 가장 잘 나가는 5가지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삭제했다. 떡볶이, 순대, 튀김, 김밥, 라면. 이 5가지에 집중했고, 각 메뉴의 원가율과 손질 시간을 정확히 분석했다.

“기존에는 12가지 메뉴를 만들었지만 재료 손실이 컸어요. 지금은 5가지만 해도 버릴 게 없고, 맛도 집중할 수 있어요.”

선택과 집중이 브랜딩의 첫 단계였다.

4. SNS는 딸이, 서비스는 남편이

가게 브랜딩의 전환점은 SNS 운영이었다. 부부의 둘째 딸이 사진과 글을 꾸준히 올리기 시작했다. 조명을 따로 쓰지 않고, 떡볶이가 김을 내는 그 순간을 담는 것에 집중했다.

남편 이정우 씨는 “말 한마디, 접시에 놓인 파 한 줄까지 다 브랜딩”이라고 말한다. 그는 손님마다 튀김을 한 개 더 주고, 순대를 고를 수 있게 해 준다. 이 작은 배려가 SNS 후기에서 자주 언급되며 자연스러운 바이럴을 만들었다.

5. 인테리어 없이 분위기 바꾸기

공사 없이 가게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고심했다. 먼저, 쇼케이스를 없앴다. 대신 작은 오픈 키친 스타일로 주방을 손님과 가까이 배치했다. 냄새, 소리, 움직임이 그대로 보이게 만든 것이다.

또한 벽면에는 손님들이 쓴 메모와 아이들이 그린 그림을 걸었다. “이곳은 음식보다 이야기를 담는 곳”이라는 문구를 문 앞에 붙였다.

6. 고객 참여형 브랜딩

매달 한 번, ‘신메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한다. 손님이 제안한 메뉴 중 가장 인기 있는 것을 다음 달 한정 메뉴로 출시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은 단골손님들의 참여감을 유도했고, SNS상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많았다.

‘고객은 소비자이자 공동 창작자’라는 철학이 자리 잡기 시작했다. 브랜딩은 가게 안에서만 일어나지 않았다.

7. 메뉴판에도 스토리를 담다

단순한 메뉴와 가격 대신, 메뉴마다 짧은 문구를 덧붙였다.

  • 떡볶이 – 맵지만 계속 생각나는 첫사랑처럼
  • 김밥 – 엄마 손맛 그대로, 매일 아침 말아요
  • 라면 – 혼밥도 따뜻해지는 한 그릇

이런 문장들은 고객의 기억에 남았고, 자발적으로 사진을 찍고 공유하게 만들었다.

8. 실패 없는 브랜딩의 비결

부부는 다음 세 가지를 항상 지켰다.

  • 과하지 않기 – 꾸미려 하지 말고, 진심을 담을 것
  • 반응을 살필 것 – 고객의 표정, 말, SNS 피드백 주의 깊게 보기
  • 가게 철학은 곧 운영 원칙 – 어떤 선택도 철학에 맞춰 결정

그들은 말한다. “브랜딩은 기술이 아니라 태도예요.”

9. 요즘의 하루

오전 9시 반에 출근해 재료를 손질하고, 11시에 첫 손님을 맞는다. 점심시간이 지나면 오후에는 소량 생산만 한다. 그리고 틈틈이 SNS를 확인하고, 손님과 인사를 나눈다.

이전처럼 빡빡한 운영은 하지 않지만, 단골손님의 수는 오히려 늘었다.

‘장사는 사람이 하는 일’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순간이다.

10. 앞으로의 계획

부부는 본점을 프랜차이즈 화할 생각은 없다. 대신, 노하우를 글로 정리해 소상공인을 위한 워크숍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인근 청년 창업자들에게 메뉴 개발과 브랜딩을 도와주고 있다.

“우리 가게 하나 잘 되면 끝나는 게 아니에요. 같이 살아야 오래 가요.” 그 말속에 진짜 브랜딩의 의미가 담겨 있다.

결론

50대 부부는 가게를 브랜드로 바꿨다. 기술 없이도 진심과 철학으로 장사를 지속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분식이라는 일상에 따뜻한 가치를 더한 이들의 이야기는 오늘도 누군가에게 용기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