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서쪽,
한림읍 협재 바다를 지나
조용한 골목 안으로 들어서면 잔디 마당과 나무 펜스가 어우러진 작은 공간이 있다. 그 위에 붙은 간판엔 “동물과 차 한잔”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이곳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강아지와 고양이, 미니돼지와 토끼, 앵무새까지 서로 다른 생명들이 함께 머무는
동물 교감 카페
다.
오늘은 그 공간을 직접 만들고 운영하는 김은재 대표의 하루를 따라가 보려 한다. 이 글은 단순한 ‘카페 운영기’가 아닌 생명을 돌보며 공간을 지키는
사람의 철학이 담긴 하루
에 대한 기록이다.
1. 하루는 새벽 6시, 동물 돌봄으로 시작된다
은재 대표는 매일 새벽 6시에 일어난다.
강아지 네 마리, 고양이 두 마리, 토끼 세 마리, 앵무새 네 마리
의 건강 상태를 먼저 체크하는 것이 하루의 시작이다.
“사람보다 먼저 깨우는 존재들이에요.” 그는 생명과 함께하는 공간은 운영 이전에 돌봄이 먼저라고 말한다.
2. 카페 오픈 전, 청소와 냄새 제거는 필수
오전 8시부터는
펜스 내부 청소, 배변 정리, 털 관리
등 위생관리에 돌입한다. 이 과정을 2시간 넘게 반복해야 동물 특유의 냄새 없이 쾌적한 환경을 유지할 수 있다.
“사람이 머무는 곳보다, 더 신경 써야 할 게 동물과 사람이 함께 있는 공간이에요.” 그의 말처럼, 청결은 단순한 위생이 아닌
존중의 표현
이다.
3. 오전 11시, 카페 오픈과 첫 손님 응대
카페는 매일 오전 11시에 문을 연다.
주문과 응대는 스태프가 담당
하지만, 은재 대표는 고객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동물 상태를 계속 살핀다.
“낯선 손님이 오면 동물들도 스트레스를 받죠. 그래서 한 마리씩 반응을 체크해요.”
고객 경험보다 동물 스트레스를 먼저 고려
하는 운영 방식이다.
4. 동물과 사진 찍을 수 있는 ‘시간’을 조절한다
모든 고객이 동물과 사진을 찍고 싶어 하지만
모든 동물이 그걸 좋아하는 건 아니다.
은재 대표는 30분 운영 – 30분 휴식 규칙을 만든다. 한 타임 동물과 교류한 후엔 휴게실로 데려가 스트레칭과 휴식을 제공한다.
이 규칙은 동물에게는 안정감을, 고객에겐 “더 따뜻한 경험”을 제공하게 된다.
5. 식사는 동시에, 균형 있게
오후 1시쯤, 동물들은
각자 다른 방식으로 식사
를 한다. 고양이는 습식 사료, 강아지는 자연식 레시피 사료, 토끼는 생채소와 알팔파를 받는다.
은재 대표는 모든 식단을 직접 수기로 기록하고 조정한다. “누가 뭘 얼마나 먹었는지가 건강을 판단하는 기준이죠.”
6. 오후 2시, 테이블 손님과 교감 교육
동물과 가까이 앉은 고객에겐
간단한 교감 안내문
을 전달한다. “강아지는 꼬리보다 귀를 먼저 봐주세요.” “토끼는 갑자기 안지 마세요.” 은재 대표는 교감은 정보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이런 사전 교육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고, 불필요한 마찰을 줄인다.
7. 오후 4시, 산책과 환경 자극 시간
카페 주변엔
잔디 정원과 작은 산책로
가 있다. 은재 대표는 이 시간을 “동물의 정서 회복 시간”이라 부른다.
“하루 종일 안에만 있으면 사람도 답답하잖아요.” 그는 한 마리씩 산책을 시키며 성향도 파악한다.
8. 오후 6시, 마감 준비와 고객 정리
카페는 오후 7시에 마감하지만
6시부터 퇴실 유도를 시작
한다. 이유는 동물의 저녁 루틴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서다.
“낮에는 사람에게 맞췄다면, 저녁은 동물에게 돌려줘야 해요.” 그의 하루는 늘
사람과 동물 사이의 균형
위에 있다.
9. 저녁 8시, 마지막 체크와 케어 타임
고객이 모두 나간 후엔
수면 전 스트레칭, 귀 청소, 발 관리, 약 복용
등 각 동물에게 필요한 관리가 이어진다.
특히 노령견 두 마리에게는 따로 온찜질을 해준다. “이제 가족이니까요. 관리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함께하는 거예요.”
10. 매일 다르지만, 매일 같은 마음
은재 대표는 매일 쓰는 일지가 있다. “오늘은 토끼가 사과를 남겼다.” “고양이가 낮잠을 오래 잤다.” 이 작은 메모들이 공간을 더 정교하게 만든다.
그는 말한다. “하루하루는 힘들지만, 그만큼 이 공간엔 살아있는 감정이 있어요.”
한림읍의 이 작은 카페는 생명이 머무는 공간
으로 존재한다.
결론
한림읍의 동물카페는 단순한 체험 공간이 아니라 운영자의 진심과 돌봄이 쌓인 장소다. 사람과 동물 모두를 배려하는 하루는 작지만 분명한 감동을 남긴다.
블로그 글 요약
- 제주 한림읍 동물카페 운영자 김은재 대표의 하루
- 새벽 6시부터 밤 9시까지의 생명 중심 루틴
- 고객보다 동물의 스트레스 먼저 고려하는 운영 철학
- 사전 교감 안내, 동물 산책, 균형 있는 식단 관리
- 작은 감정의 기록이 만드는 진심 있는 공간 브랜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