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한 쌍의 커플이 있다. 이들은 고정된 주소 없이
푸드트럭 한 대
로 전국의 장터, 플리마켓, 지역 축제를 따라다닌다.
그들의 삶엔 출근 시간도 없고, 퇴근길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날 장터가 열리는 곳이 곧 하루의 시작이 된다.
오늘은 이 커플이 어떻게 트럭을 꾸렸고, 어떻게 사랑과 장사를 동시에 지켜냈는지
‘이동형 브랜드’로서의 생존 전략
을 따라가 본다.
1. 시작은 퇴사였다
김지수와 송하린, 두 사람은 원래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던 평범한 커플이었다.
하지만 반복되는 야근, 채워지지 않는 삶에 대해 고민하다가
2021년 퇴사를 결심
했다.
그들이 떠난 이유는 단 하나. “같이 뭔가를 만들고 싶었어요.”
2. 메뉴는 ‘찹쌀도넛’ 하나로 정했다
트럭 장사의 메뉴를 고민하던 중 지수의 어머니가 직접 만든
찹쌀도넛 레시피
를 떠올렸다.
“겉은 바삭, 속은 쫀득. 기름기 없고 손에 안 묻는 간식.” 그것은 모두가 좋아하는 추억의 간식이었다.
그래서 이들은 메뉴를 하나로 좁혔다. 찹쌀도넛 3종 – 기본, 팥, 크림치즈. 가격은 1개 1,500원, 4개 묶음 5,000원.
3. 트럭은 직접 중고차를 개조했다
이들은
1톤 포터 중고차
를 구입해 직접 인테리어와 설비를 설계했다.
도넛 튀김기, 수동 배기 시스템, 가스 안전 장비, 카운터, 조리대까지 모든 구조를 ‘둘이 일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했다.
트럭 외관은 연한 베이지색에
“오늘도 동글동글 잘 지냅니다”
라는 문구를 새겼다.
4. 첫 장사는 인천 부평 플리마켓에서
2022년 봄, 이들은 인천 부평역 앞 플리마켓에서
처음 도넛을 팔았다.
하루 300개 준비했던 도넛은 오후 4시를 넘기기도 전에 모두 완판 되었다.
“도넛 덕분이 아니라 우리가 열심히 튀긴 마음을 알아봐 준 것 같았어요.”
5. 전국 장터를 달력처럼 정리하다
그들은 장사 계획을
전국 플리마켓 달력으로 관리
한다.
SNS, 오픈채팅방, 지자체 축제 공지 등 정보를 수집해 매달 ‘장터 리스트’를 만든다.
전주 남부시장 야시장, 강릉 주문진 플리마켓, 경주 교촌마을 주말장터까지
지역별 특성에 따라 이동 코스를 조정
한다.
6. 손님보다 자리를 먼저 고른다
이들은 손님 수보다
자리의 분위기와 동선
을 더 중요하게 본다.
“도넛은 냄새가 무기예요. 그래서 사람 흐름이 시작되는 방향에 위치해야 하죠.”
트럭 위치는 장사의 절반이다. 그래서 이들은 늘 하루 전날 도착해
자리 탐색을 먼저 진행
한다.
7. 도넛보다 감정을 먼저 튀긴다
이 커플의 도넛은 맛도 좋지만,
고객과의 대화가 기억에 남는다.
“오늘 하루 어땠어요?” “도넛 드시고 힘내세요!” 이런 짧은 인사는 하나의 정서적 브랜드를 만든다.
고객은 도넛을 사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미소와 함께 하루를 담아가는 느낌
을 받는다.
8. SNS는 매일 한 컷, 한 줄
이들은 인스타그램을 통해
당일 장터 위치, 당일 메뉴 수량
을 매일 공지한다.
사진은 조용한 준비 모습, 노을 아래 트럭 전경, 도넛 튀기는 손. 글은 “오늘도 잘 지내요” 같은 짧은 문장 한 줄.
이런 감성은 저장과 공유를 이끌며 온라인에서도 팬층을 형성하게 했다.
9. 트럭에서 싸운 날은 트럭 안에서 푼다
커플이 함께 장사를 하면
갈등이 없을 수 없다.
반죽 시간을 놓치거나, 튀김이 탔을 때 말다툼도 생긴다.
하지만 이들은 약속했다. “싸움도 트럭에서 시작했으니 화해도 트럭 안에서 끝내자”라고.
10. 브랜드 없이도 브랜드가 된 이름 ‘동글이네’
이들의 트럭엔 간판도, 상호도 없다. 하지만 손님은 그들을 ‘동글이네’라 부른다.
도넛 모양, 말투, 문구, 감성이 모두
‘동글동글한 느낌’을 주기 때문
이다.
지수 씨는 말한다. “이게 우리가 원하던 삶이에요. 어디든 갈 수 있고, 어디서든 기억될 수 있는 브랜드.”
결론
푸드트럭 한 대로 전국을 누비는 커플은 고정된 공간 없이도 고객의 기억에 남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움직이며 함께 살아가는 방식은 두 사람에게 삶 그 자체가 되었다.
블로그 글 요약
- 커플 푸드트럭 ‘동글이네’의 전국 장터 창업 스토리
- 중고 트럭 개조, 메뉴 선정, 감성 마케팅 전략
- 장터 중심 일정 운영, 위치 전략, 고객 응대 방식
- SNS 활용법과 감정 중심 브랜딩 전략
- 장사와 관계를 동시에 지켜내는 커플 운영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