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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후 개업한 수제 잼 공방의 브랜드화

by 소담상회 2025. 6. 3.

오랜 직장생활을 마친 후, 김종수 씨(가명)는 인생 2막을 맞이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대기업에 근무하며 정년까지 책임감 있게 일을 해왔지만, 퇴직 후 느껴진 공허함은 예상보다 컸다. 은퇴란 단순한 휴식이 아니었다. 김 씨는 “나를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더는 없었다”라고 고백한다. 그는 삶에 작은 불씨를 다시 붙이기 위해 부엌으로 향했다.

1. 한 병의 잼에서 시작된 두 번째 인생

퇴직 직후, 아내와 함께 복숭아를 손질하며 만든 수제 잼 한 병이 모든 시작이었다. 그 잼은 가족의 조식 메뉴였고, 손님에게 나눠줄 수 있는 작은 선물이기도 했다.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이거 판매하셔도 되겠어요”라는 지인의 말에, 그는 처음으로 '브랜드'를 떠올렸다. 그 순간부터 김 씨는 새로운 삶의 실험을 시작했다.

2. 브랜드명은 아버지의 철학에서

공방의 이름은 ‘잼하루’. 매일 하루를 정성스럽게 살아간다는 의미를 담았다. 로고도 아들이 직접 디자인해 줬다. ‘오늘을 담는 잼’이라는 슬로건 아래, 김 씨는 제품 하나하나를 손으로 만들었다. 브랜드의 정체성은 명확했다. 정직한 재료, 정성스러운 제조, 그리고 따뜻한 메시지.

3. SNS 대신 손 편지로 연결된 고객

잼을 구매한 고객에게 김 씨는 매번 손글씨 메모를 동봉했다. “오늘 하루도 달콤하게 시작하세요”라는 짧은 문장. 그 메모는 고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고, SNS에 인증 사진이 올라오면서 입소문을 탔다. 김 씨는 말한다. “디지털이 빠르긴 하지만, 손글씨는 사람의 온도를 남깁니다.”

4. 실패한 블루베리잼과 두 번째 도전

첫 번째 시도였던 블루베리잼은 실패였다. 신맛과 단맛의 밸런스가 맞지 않아 고객 반응이 좋지 않았다. 김 씨는 판매를 중단하고, 그 원인을 분석한 뒤 레시피를 전면 수정했다. 다시 출시한 잼은 이전과 전혀 다른 맛이었고, 단골 고객들은 “기다린 보람이 있다”라고 말했다.

5. 플리마켓에서 생긴 확신

작은 플리마켓에 참가한 날, 김 씨는 처음으로 소비자 반응을 직접 마주했다. 고객들은 잼을 시식하며 질문을 쏟아냈다. “설탕은 얼마나 들어가요?”, “과일은 직접 재배하세요?” 그는 하나하나 정성껏 설명했다. 그날 하루 30병이 팔렸다. 김 씨는 잼을 파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

6. 오프라인 공방, 체험형 매장으로 진화

점차 고객이 늘면서 그는 공방을 오픈했다. 작은 부엌 공간에서 직접 잼을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유치원 엄마들의 입소문으로 주말 프로그램은 조기 마감이 이어졌다. 고객은 단순한 제품이 아니라 브랜드 경험을 사고 있었다.

7. 마을 농산물과의 협업

김 씨는 지역 농민들과 협업해 잼 재료를 공급받았다. 전통시장 과일가게, 딸기 농장 등에서 직거래를 진행했다. 그는 “내 잼을 먹는 고객이 우리 지역 농산물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되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로컬 브랜드’로서의 기반을 다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8. 브랜딩의 핵심은 일관성과 진심

김 씨는 브랜드란 소비자에게 말하는 '내 삶의 철학'이라고 말한다. 디자인, 라벨, 언어, 접객 방식까지 모두 일관되게 유지하며 브랜드 이미지를 쌓았다. 고객은 점점 '잼하루'라는 이름에 신뢰를 붙이기 시작했다. 그 신뢰는 단기간 마케팅으로는 만들 수 없는 것이었다.

9. 유통망을 넓히되 규모는 작게

제품이 알려지며 편집숍 입점 요청도 늘어났다. 그는 직접 셀렉한 매장에만 납품했다. 대량 생산 대신 소량 정직 생산을 고집했다. 김 씨는 “내 손이 닿지 않는 잼은 내 브랜드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10. 브랜드가 삶이 된 순간

‘잼하루’는 이제 김 씨에게 단순한 창업이 아니다. 매일 아침 과일을 다듬고, 병을 소독하고, 손 편지를 쓰는 일이 그의 리듬이 되었다. 수익보다 중요한 건 매일 무언가를 정성껏 만든다는 기쁨. 퇴직 후 공백기를 지났던 그가 말한다. “나는 다시 일하고 있는 게 아니라, 나답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퇴직 후 창업한 수제 잼 공방의 이야기. 진심이 담긴 손편지와 정직한 재료로 브랜드를 만든 창업자의 철학과,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로컬 브랜드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결론

수제 잼 공방은 단순한 음식 제조 공간이 아니다. 고객과의 신뢰, 지역과의 연결, 그리고 삶의 방식이 브랜드로 이어진 결과물이다. 김 씨는 매일 아침 손으로 만든 잼으로 사람들의 하루를 달콤하게 바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