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백은 강원도 남부에 위치한 고지대 도시다. 한여름에도 선선한 기온과 일교차가 커
‘고랭지 농업’의 중심지
로 불린다. 그중에서도 고랭지 사과는 아삭한 식감과 진한 단맛으로 유명하다. 오늘 소개할 이야기는 그 사과를 직접 키우고, 즙으로 만들어 판매하며 살아가는 1인 소상공인의 이야기다.
‘태백사과 담은 집’을 운영하는 최진수 씨는 서울에서 회사를 다니다 귀촌해 사과 농사를 시작했고, 지금은 직접 짜낸 사과즙을 파는 작지만 단단한 브랜드를 만들었다. 그의 하루는 과수원과 작은 작업장에서 시작된다.
귀촌을 결심한 이유, 사과나무 한 그루에서 시작되다
최진수 씨는 원래 출판사에서 디자이너로 일하던 직장인이었다. 그러던 중 가족의 건강 문제로 ‘좋은 먹거리’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아버지가 당뇨가 있었어요. 시중 과일즙이 너무 달아서, 직접 짜서 드리면 어떨까 생각했죠.”
그는 주말마다 농장을 찾아다니다 태백의 사과 농부를 만나게 됐다. “그분이 하시는 말이 잊히지 않아요. ‘이곳은 사과 맛이 아니라 공기를 먹는 곳이야.’” 그 말을 듣고 귀촌을 결심했다.
첫 사과 수확까지 3년, 기다림의 농사
사과나무는 씨를 뿌려 바로 수확할 수 있는 작물이 아니다. 최 씨는 1,000평의 밭에 어린 사과나무를 심고 그저 물 주고 가지를 다듬으며 3년을 기다렸다.
“자연은 조급함을 허락하지 않더라고요.” 그는 그 시간 동안 사과 품종 공부, 자연농법, 저온 보관 기술까지 스스로 터득했다. 그리고 첫 수확을 하던 해, 그는 사과보다 ‘즙’으로 브랜딩을 하자고 결심했다.
왜 사과즙이었을까? 포화된 시장 속 작은 전략
시중에 사과즙 제품은 이미 많았다. 그럼에도 그가 이 시장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했다. “정직한 원재료와 깔끔한 가공만 있어도, 사람들은 다시 찾는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최 씨는 설탕이나 농축액을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100% 사과즙만 사용하고, 단일 품종만을 짜낸다. “하루에 200팩을 넘기지 않아요. 신선하게 짜서 그날 포장합니다.” 그의 방식은 효율적이지 않지만,
믿을 수 있는 맛을 만든다.
첫 손님은 가족, 두 번째 손님은 이웃
처음 즙을 만든 날, 최 씨는 부모님께 드리고 남은 10팩은 마을 주민들에게 나눠줬다. 며칠 뒤, 그중 한 명이 다시 찾아와 “그 즙, 다시 살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그게 첫 매출이었다. 그는 “마케팅보다 진심이 먼저여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한다. SNS 광고 없이, 오직 입소문과 리뷰로만 고객을 늘려나갔다.
지켜야 할 것: 직접 키운 사과만 짜기
지금도 그는 다른 농가에서 사과를 사 오지 않는다. “제 손으로 기른 사과만 짭니다. 맛을 보장할 수 있으려면 내가 키운 과일이어야 해요.”
때문에 생산량은 한정돼 있다. 하지만 고객은 그것을 오히려 장점으로 여긴다. “대량 생산이 아닌 ‘한정 수제’가 더 특별하다고 생각해 주세요.”
패키지도 직접 디자인한 1인 브랜드
그는 디자인을 전공했기 때문에 포장 디자인도 스스로 만든다. “텀블벅에서 펀딩도 해봤고, 소비자 피드백을 바탕으로 3번 바꿨어요.”
지금 사용하는 패키지는 하얀 배경에 태백산 능선을 형상화한 그림이 있다. “맛뿐 아니라, ‘청정함’이 브랜드가 되었으면 했어요.”
그 덕분에, 20대 여성 고객부터 아이 간식용으로 구매하는 부모들까지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게 되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의 한 마디
어느 날 도착한 손 편지 하나. “항암 치료 중인데, 다른 건 못 먹고 이 사과즙은 속이 편해요. 고맙습니다.” 그 글을 읽고 한참 말을 잇지 못했다고 한다.
“그날 느꼈어요. 나는 음료를 파는 게 아니라 누군가의 하루를 도와주는 일을 하고 있구나.” 그는 이 마음을 잊지 않기 위해
모든 주문에 손글씨 감사카드를 넣는다.
오늘도 작업장엔 사과 향이 가득하다
아침엔 수확, 점심엔 세척, 오후엔 착즙과 포장. 저녁엔 배송 박스를 접는다. 최진수 씨는 하루 종일 사과와 함께 있다.
그는 말한다. “내가 만든 걸 누군가가 믿고 마셔준다는 건 창업자로서 가장 큰 기쁨이죠.” 그 기쁨이 이 작은 브랜드를 앞으로도 지켜줄 것이다.
✔️ 결론
사과는 땅에서 자라고, 브랜드는 사람에게 자란다. 태백 고랭지의 작은 즙 가게는 자연과 사람을 연결하며 매일을 살아간다. 그 진심은 마시는 사람에게 전해지고 있다.
✔️ 블로그 글 요약
- 태백 고랭지 사과로 직접 착즙 한 1인 창업자 최진수 씨의 브랜드 이야기
- 귀촌 후 3년간 농사로 준비한 정직한 창업 스토리
- 100% 사과 단일 품종, 무첨가 착즙 방식 고수
- 손편지와 수제 패키지로 진심을 전하는 운영 전략
- 고객 한 명 한 명과 신뢰로 이어가는 관계 중심 브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