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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몰에서 살아남은 단 하나의 가게

by 소담상회 2025. 6. 3.

도심 속 청년몰. 한때는 지역경제의 희망이었다. 지자체는 낙후된 전통시장 구역을 리모델링해 청년 창업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했다. 형형색색의 간판, 감성적인 인테리어, 트렌디한 제품들이 가득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분위기는 변했다. 많은 점포가 문을 닫고, 빈 공간이 하나둘 늘어났다. 그러나 그 와중에도 꿋꿋하게 문을 열고 있는 단 하나의 가게가 있었다. 그곳은 단순히 생존한 것이 아니라, 성장하고 있었다.

1. 그 가게의 이름은 ‘굽다방’

‘굽다방’은 수제 쿠키와 커피를 판매하는 작은 카페다. 겉보기에 특별할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가게를 지키고 있는 박성현 대표는 청년몰 입점 초기부터 지금까지 7년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는 청년 창업 실패율이 80%를 넘는다는 통계를 온몸으로 경험하며, 단 하나의 성공 사례가 되었다.

2. 첫 1년은 하루도 빠짐없이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처음 1년 동안 단 하루도 쉬지 않고 매장을 열었다. 비 오는 날, 명절 연휴, 손님 한 명 없는 평일 아침에도 가게 문은 열려 있었다. 그는 말했다. “누군가 한 명이라도 찾을 수 있잖아요. 저는 그 한 명을 기다리는 사람이 되고 싶었어요.” 이 작은 철학은 고객에게 신뢰로 다가갔다.

3. 메뉴보다 브랜드를 먼저 만들다

대부분의 청년 창업자들이 인기 메뉴나 유행에 맞춰 가게를 꾸몄다면, 박 대표는 자신의 이야기를 먼저 정리했다. ‘굽다방’이라는 이름도 단순히 쿠키를 굽는다는 의미뿐 아니라, ‘고단한 하루를 구워낸다’는 의미를 담았다. 로고, 간판, 스탬프 카드, 포장지까지 모두 브랜드 스토리와 연결되도록 디자인했다.

4. SNS 대신 손님과 대화하기

초창기엔 SNS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큰 반응은 없었다. 그는 전략을 바꿨다. 매장에 방문한 손님과 대화를 나누고, 이름을 기억하고, 자주 오는 고객에게 작은 쿠키를 서비스했다. 그렇게 단골은 만들어졌다. 디지털 마케팅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였다.

5. 폐업 러시 속에서도 지켜낸 원칙

옆 점포가 하나씩 폐업할 때마다 불안감은 커졌다. 매출은 줄었고, 시장 전체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그때마다 박 대표는 자신에게 물었다. “내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는가?” 그는 이벤트에 의존하지 않고, 제품의 질과 매장 환경 개선에 집중했다. 결국 일부 고객은 청년몰이 아닌 '굽다방'을 찾기 위해 다시 오기 시작했다.

6. 손님을 팬으로 만드는 방법

‘굽다방’은 고객을 팬으로 만든다. 쿠키마다 이름이 있고, 새로운 맛을 출시할 때는 고객 투표를 받는다. 공방처럼 운영되는 키트 클래스는 단골을 위한 프로그램이다. 이들은 SNS에서 자발적으로 홍보를 하며, 굽다방을 알리는 또 하나의 힘이 된다.

7. 지자체와의 갈등도 있었다

청년몰 특성상 지자체 지원이 끊기면 유지가 어려운 점도 있다. 박 대표는 지자체의 일률적인 정책보다 입점자 맞춤형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행정기관과 꾸준히 소통하며, 청년 창업의 현실적인 이야기를 공유해 왔다.

8. 창업이 아니라 삶의 연장이었다

박 대표는 자신을 창업자보다 ‘굽는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그에게 가게는 일터이자 삶의 터전이다. “사업에 성공하겠다는 욕심보다, 내가 진심을 다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어요.” 이 마음이 고객에게 전해졌고, 브랜드가 만들어졌다.

9. 청년몰의 미래, 연결을 위한 공간

그는 말한다. 청년몰은 단순한 상점의 모음이 아니라, 함께 사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고. 그래서 그는 주변 폐업 점포 자리의 청년들과 협업 전시, 팝업 스토어를 기획하고 있다. 한 명이 살아남는 게 아니라, 여러 명이 살아나는 길을 함께 고민하고 있다.

10. 오늘도 불을 켜는 이유

아침 9시, 박 대표는 셔터를 올린다. 가게엔 아직 손님이 없다. 그러나 그는 말한다. “불이 켜진 이 공간을 보고 누군가는 다시 희망을 얻을 수도 있잖아요.” 이 작은 불빛은 단순한 가게가 아니라, 한 사람의 철학이자 지역의 온기다.

청년몰의 몰락 속에서도 꿋꿋이 자리를 지켜낸 한 청년 창업자의 이야기. 그가 선택한 생존 전략은 브랜드 스토리, 진정성, 그리고 관계였다. 지역과 함께 숨 쉬는 작은 가게의 철학을 담았습니다.

결론

청년 창업은 쉽지 않다. 그러나 진심을 바탕으로 한 브랜드는 살아남는다. 굽다방은 살아남은 가게가 아니라, 살아 있는 이야기를 가진 브랜드였다. 그 공간은 단순한 판매점이 아니라, 삶과 연결된 작은 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