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 그 안에서도 마산 어시장은 여전히 사람 냄새와 생선 비린내가 뒤섞인
오래된 삶의 현장
이다.
이 시장 한편, 유난히 줄이 길게 늘어선 작은 생선 좌판이 있다. 이곳은 “순자네 고등어”. 올해 76세가 된 최순자 할머니가 하루도 빠짐없이 운영하는 생선가게다.
프랜차이즈 횟집도, 수산물 쇼핑몰도 넘쳐나는 시대. 그 안에서 여전히 어시장에서 살아남은 한 사람의 이야기. 오늘은 최순자 할머니의 고등어 장사법을 따라가 본다.
1. 아침 4시, 하루는 누구보다 먼저 시작된다
순자 할머니의 하루는 아직 해가 뜨기 전,
새벽 4시에 시작된다.
매일 경매장에 가기 위해 조금 어두운 시장 골목을 걷는다.
“물고기는 고르기 전에 말을 들어야 해요.” 그녀는 고등어를 손에 들고 살결과 눈을 보고, 냄새를 맡는다.
신선도는 기계가 아닌 감각으로 본다.
2. 고등어만 40년, 한 우물만 판 장사
순자 할머니는 다른 생선은 거의 팔지 않는다.
오로지 ‘고등어’ 하나만
고집해 왔다.
“이건 내가 가장 잘 알고, 손질도 가장 자신 있는 물고기예요.”
그녀는 한 마리 고등어를 세 번에 걸쳐 손질한다. 비늘, 내장, 핏물 제거까지 정확한 순서와 손놀림이 있다.
이 정성은 포장 고등어와는 전혀 다른 맛을 만든다.
3. 하루 판매량은 많지 않다
순자 할머니는 하루에 많아야 60마리 정도의 고등어만 판매한다.
“돈만 보려고 팔면 남아요. 나는
팔 만큼만 사요. 신선함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이 정직함은 단골을 만들었다. 지방에서 일부러 이 고등어를 사러 오는 손님도 있다.
4. 좌판은 작아도 장사는 크다
순자네 좌판은
시장통 구석진 자리에 있다.
테이블 하나, 아이스박스 두 개, 작은 칼 세 자루가 전부다.
하지만 오전 10시만 넘으면 할머니 좌판 앞에는 긴 줄이 선다.
“잘 보이지 않아도, 알 사람은 찾아와요.” 그녀는 담담히 말한다.
5. 가격은 매일 손으로 적는다
순자 할머니는 가격표를 인쇄하지 않는다.
매일 손글씨로 오늘의 시세를 적는다.
“이게 손님한테 진심이 느껴지죠.” 사소해 보이지만, 이 한 장의 종이가 정직한 가격의 증명이 된다.
가격을 올릴 일이 있으면 반드시 이유를 설명해 준다.
6. 포장보다 사람이 먼저다
순자 할머니는
손님이 어르신이면 포장을 천천히 한다.
말벗이 필요한 이에게는 고등어 설명보다 안부를 먼저 묻는다.
“이 동네 장사는 말이 먼저예요. 생선은 그다음이죠.” 그녀의 원칙이다.
이 때문에, 어르신 단골이 많고 매일 같은 시간이면 찾아오는 손님도 많다.
7. ‘오늘 잡은 건 오늘 판다’
순자 할머니의 고등어는
그날 못 팔면, 다음 날 절대 다시 팔지 않는다.
“조금 손해를 봐도, 내가 안 먹을 생선은 남한테도 안 팔아요.”
그 신념이 40년 동안 시장을 지켜준 힘이다.
8. 변화보다 본질을 지킨다
요즘 어시장도 점점 온라인 주문, 카드 결제, 배달이 늘어난다.
하지만 순자 할머니는
계좌이체도, 택배도 하지 않는다.
“생선은 직접 보고 사야 해요. 화면으로는 살도 냄새도 안 보이잖아요.”
그녀는 장사의 본질은 ‘직접’에 있다고 믿는다.
9. 할머니만의 비법은 정직함
사람들은 종종 “비결이 뭐냐”라고 묻는다.
순자 할머니는 늘 이렇게 답한다.
“속이지 않으면 손님이 알아요.”
많이 팔지 않아도 신뢰는 손님을 다시 오게 한다.
그 신뢰는 돈으로는 살 수 없는 장사법이다.
10. 고등어 한 마리에 담긴 삶
순자 할머니에게 고등어는 그저 생선이 아니다.
그건
자식들을 키운 삶의 기록이고, 시장 속에서 버틴 생존의 상징
이다.
그녀는 말한다. “내 손에서 나간 고등어는 그 사람 식탁에 가서 따뜻한 밥이 되겠지.”
그 한마디에 40년 장사의 모든 진심이 담겨 있다.
결론
창원 마산 어시장의 작은 좌판은 정직한 손맛과 한결같은 마음으로 수십 년을 버텨왔다. 고등어 한 마리에 담긴 진심이 사람을 다시 돌아오게 만들었다.
블로그 글 요약
- 창원 마산 어시장 ‘순자네 고등어’의 40년 장사 이야기
- 고등어 하나만으로 승부한 집중형 생선 장사법
- 정직함, 신선도, 손질 기술 중심의 판매 철학
- 택배·배달 없이도 살아남은 전통 방식의 힘
- 사람 중심, 말로 장사하는 시장 원칙의 실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