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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천전동 책방카페의 생존 이유

by 소담상회 2025. 4. 30.

경남 진주. 천전동은 비교적 조용한 주거 지역이자, 대학가와도 가까운 낡은 골목이다. 그 골목 안쪽에 위치한 ‘책다방 고요한 날’. 이 책방카페는

2017년 문을 연 이후 7년 동안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프랜차이즈 카페와 디지털 콘텐츠에 밀려 동네 책방들이 하나둘 사라지는 시대. 그 속에서도 살아남은 이 책방카페에는 단순히 책과 커피만이 아닌 머무는 이유가 있었다.

1. 독립서점의 기능을 품은 공간

책다방 고요한 날은 단순한 카페가 아니다. 이곳은

작은 독립출판 서점을 겸한 공간

이다.

서가는 전체 공간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으며, 직접 큐레이션 한 독립출판물과 예술서적이 가득하다.

일반적인 베스트셀러가 아닌, 소규모 출판사에서 만든 깊이 있는 책들만 취급한다.

사장님은 말한다. “책을 판다기보다, 읽을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어요.”

2. 하루 6시간만 여는 이유

이곳의 운영 시간은 독특하다.

오후 1시부터 저녁 7시까지만 문을 연다.

처음에는 장사 시간으로는 너무 짧다는 이야기도 들었지만, 운영자의 체력과 공간의 분위기를 고려한 생존을 위한 선택이었다.

“책을 읽는 공간은 빠르게 돌아가면 안 돼요. 천천히 오고, 천천히 가게 하고 싶었어요.”

3. 단골을 만들지 않고 ‘손님이 머무는 방식’을 만든다

책다방 고요한 날에는

단골 고객이라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누구든 조용히 들어와 책을 읽고 나가고, 때로는 커피 한 잔 없이도 앉아 있다 간다.

사장님은 이 공간을 소유보다 공유하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다고 말한다.

그 자유로움이 오히려 다시 이곳을 찾게 만드는 힘이 되었다.

4. 음료보다 공간이 먼저다

이 카페는 메뉴가 많지 않다.

핸드드립 커피, 아메리카노, 그리고 허브차 정도

다.

디저트도 따로 없다. 대신 공간을 유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판매만을 추구한다.

“이윤보다 공간을 유지하는 게 목적이에요.” 이 철학은 곧 ‘상업 공간이 아닌, 머무는 쉼의 공간’으로 자리 잡게 했다.

5. 공간에 규칙이 없다, 그러나 분위기는 흐르지 않는다

책다방 고요한 날에는 규칙이 적다.

음식 반입도 가능하고, 사진 촬영도 자유롭다.

그런데도 공간은 항상 조용하다. 손님들은 자연스럽게 ‘쉿’하는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이는 사장님이 강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책이 많은 공간은 그 자체로 조용해져요.” 그 말처럼 공간이 분위기를 만든다.

6. 행사는 하지 않지만 프로그램은 있다

이 책방카페는 이벤트를 거의 열지 않는다. 그러나

정기적인 소모임 프로그램

은 꾸준히 운영된다.

월 1회 독서모임, 작가와의 비공식 대화, 지역 청년 소규모 출판 워크숍 등.

크게 홍보하지 않아도 늘 참여자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크게 하지 않아도, 필요한 사람은 항상 찾아와요.” 사장님의 운영 방식이다.

7. 지역과 연결된 감성 마케팅

천전 동이라는 동네는 낡고 한적하다. 대형 브랜드가 없는 이곳에서 책다방 고요한 날은

로컬 감성의 중심

이 되었다.

로컬 아티스트의 소품 전시, 작은 플리마켓 안내 포스터, 진주와 책을 연결하는 안 내지 등이 공간을 채운다.

이곳은 단순한 책방이 아닌, 동네 안에 묻힌 ‘감성의 거점’이다.

8. SNS 없이 살아남은 비결

책다방 고요한 날은 SNS 운영도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 블로그, 배달 앱 모두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매일 일정한 손님이 찾아온다.

“온라인은 빠르고 편리하지만 우리는 느리고 익숙한 방식으로 남고 싶어요.” 그 말처럼 아날로그 방식이 오히려 차별화가 되었다.

9. 생존 전략은 ‘조금만 벌어도 오래 하는 것’

사장님의 수익 목표는 크지 않다. 월세, 커피 원두, 서적 공급 비용을 감당할 만큼이면 충분하다.

“카페를 오래 하려면, 크게 벌 생각보다 지치지 않고 유지할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해요.”

이 운영 철학은 소소하지만 지속 가능한 책방카페 모델로 자리 잡았다.

10. 공간을 팔지 않고, 시간을 나눈다

사장님은 책다방 고요한 날을 “내 공간”이 아니라,

“누구나 조용히 자기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틈”

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이 공간은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고, 사람들을 기다린다.

그 기다림은 때로 느리지만, 그만큼 진실하다.

결론

진주 천전동의 책방카페는 빠름보다 깊이를 선택한 공간이다. 책과 커피, 그리고 사람 사이의 조용한 연결은 이 작은 골목의 시간을 천천히 이어가고 있다.

블로그 글 요약

  • 진주 천전동 ‘책다방 고요한 날’의 7년 생존 이야기
  • 독립서점+카페의 복합 공간 운영 방식
  • 짧은 운영 시간, 최소한의 메뉴로 지탱되는 구조
  • SNS 없이도 생존하는 로컬 감성 전략
  • 지역성과 책을 연결한 지속 가능한 책방카페 모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