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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마을 도예 공방, 흙으로 브랜드가 된 성장기

by 소담상회 2025. 5. 10.

제주 한경면 저지리. 이 조용한 마을의 돌담 사이로 흙먼지가 살짝 날리는 작은 건물이 있다. 그곳의 간판엔 ‘흙 숨 공방’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다.

이곳은 2016년, 서울에서 도예를 접고 내려온

장이윤 작가

가 직접 만든 도예 공방이다.

오늘은 흙 숨 공방이 한 마을 안에서 어떻게 자라났고, 어떻게 브랜드가 되었는지 그 성장의 기록을 따라가 본다.

1. 시작은 단 한 개의 작업대에서

이윤 작가는 도예를 전공했지만

서울 생활에서 공방 창업은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가장 큰 이유는 높은 임대료, 시간 부족, 공간의 제약이었다.

그래서 그는 제주로 내려왔고, 마을 주민에게 빌린 옛 창고를 개조해 작업 공간으로 만들었다. 처음엔 도자기 하나하나를 오롯이 손으로만 만들었다.

2. '작은 것을 제대로'라는 운영 철학

공방 초기엔 제품 종류가

머그컵과 접시 단 두 가지

뿐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처음부터 모든 걸 하려 하면 공예는 무너져요.” 이윤 작가는 한 가지 형태를 100번 이상 만들어보며 자신의 손 감각을 세웠다.

이 철학은 지금까지도 이어지며

공방의 브랜드 정체성

이 되었다.

3. 고객이 아니라, 마을을 먼저 만나다

공방을 연 첫 6개월 동안 이윤 작가는 판매보다 마을 사람들과의 관계에 집중했다.

텃밭 일 돕기, 경로당 물품 나르기, 마을 청소 참여

등 주민의 신뢰를 얻기 위한 시간이었다.

“제주에서 작업하려면 마을이 먼저 나를 받아들여야 하죠.” 이 진심은 공방이 마을의 일부가 되게 했다.

4. 온라인 판매 없이 1년을 버티다

처음 1년간 흙 숨 공방은

온라인 판매나 SNS 홍보 없이 운영

되었다.

이유는 명확했다. “먼저 찾아오는 사람에게 작업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었어요.”

그 전략은 느렸지만, 가장 확실한 단골 고객층을 만들어냈다.

5. 브랜드가 되기 위한 3가지 원칙

이윤 작가는 공방이 브랜드가 되기 위해 세 가지 원칙을 세웠다.

  1. 하나의 제품은 최소 6개월간 테스트 후 출시
  2. 제주의 토양에서 직접 채취한 재료 활용
  3. 모든 제품엔 제작자의 사인과 시리얼 넘버 부여

이 원칙은

제품 하나하나에 정체성을 부여

했다. 그리고 고객은 ‘사람이 만든 물건’을 구매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6. 전시보다 일상에 가까운 작업 공간

흙 숨 공방은

전시장처럼 꾸며져 있지 않다.

흙먼지, 물 자국, 말리는 찰흙들. 이 모든 풍경이 그대로 드러난다.

방문자는 오히려 이 ‘날것의 풍경’에서 공방의 진심을 느낀다. 그 결과,

SNS에서 자발적인 리뷰와 사진

이 퍼져나갔다.

7. 시즌 한정 컬렉션 도입

2019년부터는

계절별 컬러와 형태를 반영한 시즌 컬렉션

을 시작했다.

봄엔 연분홍 머그, 가을엔 낙엽 질감의 접시 등 제주의 계절을 흙에 담아낸 작업이다.

이 기획은 단골에게 “이번 시즌은 어떤 작품이 나올까” 기대감을 만들었다. 그 자체가

브랜딩 전략

이 된 셈이다.

8. 도예 수업이 아닌 ‘흙 워크숍’ 운영

흙 숨 공방은 일반적인 도예 체험이 아닌

‘흙 워크숍’

이라는 이름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워크숍은 결과물이 아닌 과정에 집중한다. 흙 만지는 감각, 형태 없이 흙을 굴리는 시간이 핵심이다.

이 체험은 “물건이 아니라 감정을 얻었다”는 후기로 이어졌고,

공방의 감성 브랜딩에 큰 역할

을 했다.

9. 협업은 한 해 한 번만

공방은 외부 브랜드와 협업할 때

매년 단 한 건만 진행

한다.

선정 기준은 명확하다. 가치가 맞는 브랜드일 것, 제품 생산 윤리를 공유할 것.

이 전략은 브랜드의 희소성과 철학을 지켜주었다. 소량 생산이지만 깊이 있는 협업으로

외부에서의 브랜드 신뢰도

를 높였다.

10. 흙과 함께 자란 브랜드, 흙 숨

이윤 작가는 말한다. “공방은 팔기 위해 만든 공간이 아니라

살기 위해 지은 공간

이에요.”

그는 매일 작업장 안 흙냄새를 맡으며 새로운 형태를 고민하고, 늘 같은 흙을 다르게 느끼며 브랜드를 조금씩, 천천히 키워간다.

지금 흙 숨 공방은

제주를 대표하는 로컬 공예 브랜드

로 성장했고, 그 중심에는 흔들리지 않는 사람의 손이 있다.

결론

제주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도예 공방은 흙과 철학, 그리고 꾸준함으로 브랜드가 되었다. 사람과 공간이 함께 자라온 시간은 이 공방을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블로그 글 요약

  • 제주 한경면 마을 공방 ‘흙숨’의 성장 스토리
  • 작업 철학: 단일 제품 집중, 로컬 재료 활용
  • 공방=공간+작업+브랜드의 일체화 전략
  • 계절 컬렉션, 워크숍, 협업으로 브랜딩 확장
  • 흙을 매개로 관계를 만든 창업자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