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구좌읍. 성산 방향으로 이어지는 조용한 도로변에는
작은 유리문과 나무 간판이 달린 공간
이 하나 있다. 이름은 ‘숨:饰’ (숨장식). 핸드메이드 액세서리를 중심으로 로컬 감성을 담은 브랜드 숍이다.
이 공간은 단순한 액세서리 판매점이 아니다. 손끝에서 시작된 창업자의 삶과 철학, 그리고 제주스러움을 브랜드로 만든 공간이다.
오늘은 구좌읍의 한 골목에서 브랜드를 피워낸 이 작은 가게의
실전 창업기와 브랜딩 전략
을 이야기해 본다.
1. 서울을 떠나 제주에서 다시 시작한 이유
김다인 대표는 원래 서울에서 금속공예를 전공했고, 대형 쇼핑몰의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일했다.
그러나 기성 제품 양산 구조에 점점 회의를 느끼던 그는
자신만의 작업을 할 수 있는 공간
을 찾고 있었다.
그때 제주를 찾았고, 우연히 구좌읍의 오래된 가정집을 보고 “여기라면 진짜 작업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2. 핸드메이드로 돌아가다
숨장식의 액세서리는
모두 다인의 손으로 직접 만들어진다.
주재료는 황동, 자개, 유리조각, 조개껍데기, 그리고 제주 해변에서 수집한 돌조각이다.
그녀는 공장도 기계도 없이 단 하나의 제품만을 위해 하루를 쓴다.
이런 철학은 브랜드 정체성으로 이어졌다. “작지만 느린 게 좋다”는 말이 숨장식의 운영 방향이 되었다.
3. 액세서리와 공간을 함께 기획하다
다인은 제품만큼 공간 구성에 공을 들였다.
벽 한쪽엔 액세서리가 아닌 재료를 전시
하고, 제작 도구와 스케치 노트가 그대로 놓여 있다.
“이 공간 자체가 하나의 작업 과정이에요.” 방문객은 제품을 보는 동시에 그 뒤의 손길을 함께 경험하게 된다.
이런 과정 중심 브랜딩이 고객의 감성을 움직이는 핵심이 되었다.
4. SNS는 ‘쇼룸’이 아닌 ‘기록지’
숨장식의 인스타그램은 광고보다 일기 같은 글이 중심이다.
“오늘은 바다가 맑았고, 자개 조각을 더 깎았다.”
이런 기록은 고객에게 브랜드의 진심을 전했고, 팔로워는 디자인보다 철학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SNS는 판매 채널이 아닌
관계와 연결을 만드는 수단
이 되었다.
5. 여행객보다 ‘찾아오는 손님’을 만든다
구좌읍은 유동 인구가 적다. 숨장식은 처음부터
‘발견되는 가게’가 아니라, ‘목적지’가 되는 가게
를 지향했다.
그래서 운영 시간은 불규칙하고 오전엔 제작, 오후엔 오픈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불편함은 오히려
“시간을 내서 가는 공간”
이라는 브랜드 인식을 만들었다.
6. 가격이 아닌 이야기로 팔기
숨장식의 제품은 대부분 4~8만 원 사이의 가격대다.
제주 기념품과 비교하면 비싼 편이지만
판매는 꾸준하다.
이유는 단 하나. 손님이 가격보다 이야기에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 귀걸이에 박힌 돌은 월정 해변에서 주웠어요.” “이 반지는 제주 자개 조각으로 만들었어요.” 이런 설명이
하나의 기억을 담는 제품
이 되게 한다.
7. 로컬 협업과 팝업 확장
다인은 제주 내 다른 작가들과 협업해
작은 팝업 마켓을 기획
해왔다.
가죽 공방, 향초 작업실, 수채화 작가와 함께 감성 기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했다.
이 시도는 숨장식을 단독 숍이 아닌 ‘제주 감성 브랜드 허브’로 인식하게 만들었다.
8. 브랜딩은 ‘일관된 결’에서 시작된다
숨장식은 로고, 포장지, 명함까지 모두 동일한 색상과 폰트를 사용한다.
은은한 베이지와 연한 돌색
, 손글씨체 로고, 미니멀한 박스 포장.
이런 감각의 통일성은 브랜드를 기억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하나의 톤으로 브랜드를 쌓아가요. 제품이 아니라 감성의 결을 파는 거죠.”
9. 제품이 아닌 경험을 판다
가게에는 거울과 조명이 많다. 고객은 액세서리를 착용해 보고, 조명 아래서 사진을 찍는다.
이 장면 자체가 콘텐츠
다.
다인은 말한다. “귀걸이를 사는 게 아니라, 이 공간의 감각을 담아가는 거예요.”
그 경험이 브랜드 충성도를 만든다.
10. 브랜딩은 ‘손의 기록’이다
숨장식의 가장 큰 무기는 바로 ‘손의 흔적’이다.
기계 대신 손으로 깎고, 가공 대신 연마하는 모든 과정이
제품마다 미세하게 다른 생명을
만들어낸다.
다인은 이걸 브랜드의 본질로 삼는다. “팔기 위한 디자인보다, 기억을 만들 수 있는 물건을 만들고 싶다”는 그 말이 숨장식을 계속하게 하는 이유다.
결론
제주 구좌읍의 핸드메이드 숍은 손끝의 정성과 감성을 담아 단순한 액세서리를 넘어 기억과 감각을 전달하는 브랜드로 성장하고 있다.
블로그 글 요약
- 제주시 구좌읍 핸드메이드 액세서리 숍 ‘숨장식’ 이야기
- 서울 디자이너 → 제주 로컬 브랜드 전환 스토리
- 손으로 만드는 감성 제품 + 공간 중심 브랜딩 전략
- SNS를 통한 철학 전달, 팝업 협업 운영 사례
- 제품이 아닌 ‘경험’과 ‘기억’을 파는 공간 마케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