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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 범계역 작은 사진관, 아날로그 감성의 힘

by 소담상회 2025. 4. 17.

안양 범계역 인근 골목에는 크지 않은 간판 하나가 눈길을 끈다. ‘필름살롱’이라는 이름의 작은 사진관이다. 처음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정말 여기가 사진관이 맞나?” 하고 되묻곤 한다. 하지만 한 번 들어와 사진을 찍고 나면,

다시 돌아오고 싶어지는 공간이 된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 아날로그 감성으로 살아남고 있는 이 사진관은 30대 1인 운영자인 김지우 대표가 창업한 공간이다. 그녀는 “빠르게 찍는 사진보다, 한 장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라고 말한다.

필름을 좋아하던 대학생, 사진관 사장이 되다

김지우 대표는 원래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대학생이었다. 사진은 취미로 시작했다. 처음엔 중고로 산 필름카메라 한 대로 친구들의 스냅사진을 찍던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필름 사진 특유의 색감과 한 장을 신중하게 눌러야 하는 ‘느림의 미학’에 빠져들면서 직업으로 삼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스튜디오는 많았지만, 필름 기반의 사진관은 거의 없더라고요. 특히 젊은 감성으로 운영되는 곳은 없었어요.” 그녀는 그렇게 안양 범계역 근처의 작은 공간을 임대해 필름살롱을 시작하게 되었다.

빠른 대신 ‘기억에 남는’ 사진을 찍는다

필름살롱은 일반 사진관과는 운영 방식이 다르다. 예약제만 운영되며, 하루 촬영은 최대 5팀으로 제한되어 있다.

촬영 전 김 대표는 손님과 짧은 티타임을 갖는다. 그 시간 동안 어떤 사진을 원하는지, 요즘 기분은 어떤지,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등을 자연스럽게 물어본다.

“사진은 찍는 게 아니라 ‘함께 만드는 작업’이에요. 그래서 저는 손님의 이야기를 들어야 해요.” 그녀는 이런 사전 대화가 사진의 표정을 바꾼다고 믿는다.

실제 리뷰를 보면, “사진을 찍은 게 아니라 대화 속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글이 많다. 사진관이지만, ‘치유의 공간’으로 기억되는 이유다.

필름 현상과 인화, 시간이 걸리지만 그게 가치다

이 사진관의 또 다른 특징은 ‘디지털 사진’이 아닌

진짜 필름으로 촬영하고, 수작업으로 현상하고, 직접 인화한다는 점

이다.

촬영 후 바로 결과물을 받을 수는 없다. 최소 5일에서 7일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하지만 그 과정을 기다리는 손님들은 오히려 그 시간이 좋다고 말한다.

“기다림도 추억이 되니까요.” 그녀는 손님의 이름과 함께 한 장 한 장 손글씨로 감사 메시지를 동봉해 인화본을 전달한다.

그런 디테일이 손님들의 마음을 움직였고, SNS 리뷰와 입소문을 통해 필름살롱은 조금씩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속도’와 싸우는 일이었다

김 대표는 창업 초반, 주변의 시선이 부담스러웠다고 말한다. “요즘 누가 필름 사진을 찍냐” “그 속도로 어떻게 손님을 감당하냐” “대형 스튜디오랑 경쟁이 되겠냐” 이런 말들을 수도 없이 들었다.

하지만 그녀는 흔들리지 않았다. “빠르게 찍고, 보정하고, 대량으로 출력하는 시대지만 저는 ‘한 명을 오래 기억하는 사진’을 찍고 싶었어요.”

그 결과, 손님은 적어도 만족도는 높았고, 재방문율과 고객 유입은 서서히 늘어갔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걸, 천천히 하자”는 철학이 지켜낸 성과였다.

필름살롱만의 운영 노하우

김 대표는 매일 오전 9시에 출근해 스튜디오 청소, 필름 체크, 카메라 테스트, 조명 점검을 직접 한다. 예약 확인 후 손님이 들어오는 순간까지

모든 과정이 그녀 혼자 손에서 이뤄진다.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외주 없이 운영하고, 현상과 인화는 파주에 있는 파트너실험실과 직접 계약을 맺어 진행한다.

그리고 SNS 홍보는 딱 하나만 운영한다. 바로 인스타그램. “불필요한 광고 없이, 촬영한 결과물로 말하자”는 것이 그녀의 마케팅 전략이다.

현재 팔로워는 약 1.4만 명. 대부분 실제 손님들이 올린 피드백이 계정을 키워주었다.

아날로그 감성, 디지털 시대에 더 빛나다

필름살롱의 손님은 대부분 20~30대다. 놀랍게도 필름 세대가 아닌, ‘필름을 낭만으로 소비하는’ 세대다. 그들은 단순한 결과물보다, ‘느린 과정’에서 오는 감정을 소비하고 있었다.

“요즘 사람들, 더 빨리 찍고 더 많이 찍는 시대지만 그만큼 마음에 남는 사진은 별로 없잖아요.” 김 대표는 말한다. “그래서 오히려 지금 시대에 필름이 필요한 거 같아요.”

한 장의 사진, 그 안에 담긴 이야기가 더 중요하다

이 사진관은 화려한 조명도, 고급 장비도 없다. 하지만 사람을 중심에 두는 공간이다.

김지우 대표는 오늘도 손님을 맞이하며, 사진 한 장에 진심을 담는다. 그녀에게 있어 사진이란 “추억을 보여주는 매개체” 그 이상이기 때문이다.

디지털 시대에도, 아날로그 감성은 여전히 살아있다. 그리고 그 감성은 작은 골목 사진관에서 조용히, 그러나 분명히 빛나고 있다.

✔️ 블로그 글 요약

  • 안양 범계역 골목에 위치한 1인 사진관 ‘필름살롱’ 소개
  • 필름 카메라로 촬영, 수작업 현상 및 인화
  • 빠름보다 ‘진심’과 ‘관계’를 택한 운영 철학
  • SNS 입소문으로 단골 유입 → 1.4만 팔로워 확보
  • 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 감성의 생존 전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