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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머드축제 기간에만 살아나는 장사꾼 이야기

by 소담상회 2025. 4. 21.

충남 보령시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보령 머드축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여름 축제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진흙탕 속에서 국적도 나이도 잊은 채 사람들이 웃고 즐긴다.

그 축제의 열기 속에

머드보다 더 진한 인상을 남기는 한 장사꾼

이 있다. 바로 해변 입구에서 매년 같은 자리에 가판을 여는 이동식 노점 사장, 박종수 씨다.

축제 시즌에만 나타나는 장사꾼, 그 이유는?

박종수 사장님은 여름 한철 장사를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봄, 가을, 겨울엔 다른 일을 하거나 쉬기도 하지만 7월이 되면 어김없이 보령에 등장한다.

“1년에 딱 3주 장사예요. 근데 이 3주가 제 인생의 가장 뜨거운 시간이죠.” 그는 본업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축제 기간엔 누구보다 전문적이다.

판매하는 건 머드팩이 아니다, 경험이다

박 사장님의 주력 상품은 머드축제 관련 기념품이다. 머드팩, 방수 케이스, 수건, 축제용 티셔츠, 슬리퍼 등 가격은 대부분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

하지만 그의 장사는 단순한 ‘물건 판매’가 아니다. “기억에 남는 사람, 다음 해에도 찾게 되는 장사꾼이 되자.” 그가 매년 가슴에 새기는 다짐이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마다 작은 선물 하나를 추가로 챙겨준다.

“선크림 하나 더 넣어드릴게요. 오늘 햇볕 세요.”

그 작은 배려가 고객을 단골로 만든다.

“하루 12시간, 내 장사는 멘트가 반이다”

박 사장님의 장사 방식은 유쾌하고 솔직한 멘트에서 시작된다. “형님, 이 머드티 입으면 10살 어려 보입니다!” “이거 샀다고 여자친구 생긴 사람 많아요~”

그의 말 한마디에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멈춰 서고 결국 웃으며 하나씩 집어간다. “장사는 결국 말이에요. 그 말에 진심이 묻어 있으면 물건도 따라 팔려요.” 그는 대화가 장사의 핵심이라고 믿는다.

“올해도 오셨어요?”라는 말이 가장 고맙다

머드축제가 시작되면, 박 사장님을 일부러 찾는 단골들이 많다. “작년에 티셔츠 샀는데 너무 편했어요.” “그때 선크림 서비스로 주신 거 기억나요.”

그는 매년 그 자리에 서기 위해 준비도 철저히 한다. 상품 리스트, 날씨별 진열 순서, 포장지까지 직접 정리한다.

축제가 끝나고 뒷정리를 할 때 가장 큰 보람은 매출이 아니라

‘사람이 기억해 줬다는 사실’

이라고 말한다.

단 3주의 장사, 11개월의 관찰과 학습

많은 사람은 그를 단순한 노점상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박 사장님은 11개월 동안 장사의 데이터를 정리한다.

날짜별 판매 수량, 해외 관광객이 많은 주차, 반응 좋았던 멘트까지 모두 기록한다.

“3주 동안은 쉬면 안 돼요. 그 기간에 모든 걸 쏟아야 하니까 매년 더 나은 장사를 준비하죠.” 그의 장사는 즉흥이 아니라 계산이다.

브랜드 없이도 브랜딩은 가능하다

박 사장님의 가게에는 간판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머드축제 입구에 말 잘하는 그 아저씨”

를 기억한다.

그는 붐비는 와중에도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이전 해에 뭘 샀는지 떠올려준다. “작년에 아버님이 이거 흰색 사셨죠? 이번엔 노랑으로 해보세요.”

그건 브랜드 로고보다 더 강력한 관계 중심의 브랜딩이다.

축제가 끝나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머드축제가 끝나면, 박 사장님은 가게를 접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간다.

겨울엔 고향인 청양에서 부모님 농사를 도우며 지낸다. “사람들이 축제 한철 장사꾼이라 하지만 저는 그 3주를 위해 49주를 준비해요.” 그는 그 한철 장사를 삶의 중심이라 말한다.

✔️ 결론

보령의 머드축제는 여름에만 열리지만, 박 사장님의 장사는 사계절 내내 이어진다. 짧은 시간 속에서 진심을 다해 사람을 대하는 그 마음이 결국 손님을 다시 이끌고 있다.

✔️ 블로그 글 요약

  • 보령 머드축제 기간에만 장사를 하는 노점 상인 박종수 씨 이야기
  • 3주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붓는 철저한 준비와 진심 어린 응대
  • 말 한마디와 작은 배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
  • 11개월간 데이터를 분석하며 장사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
  • 브랜드 없이도 사람을 기억시키는 관계 중심 브랜딩 실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