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에서 매년 여름 열리는 보령 머드축제는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도 유명한 여름 축제다. 해변을 따라 이어지는 진흙탕 속에서 국적도 나이도 잊은 채 사람들이 웃고 즐긴다.
그 축제의 열기 속에
머드보다 더 진한 인상을 남기는 한 장사꾼
이 있다. 바로 해변 입구에서 매년 같은 자리에 가판을 여는 이동식 노점 사장, 박종수 씨다.
축제 시즌에만 나타나는 장사꾼, 그 이유는?
박종수 사장님은 여름 한철 장사를 17년째 이어오고 있다. 봄, 가을, 겨울엔 다른 일을 하거나 쉬기도 하지만 7월이 되면 어김없이 보령에 등장한다.
“1년에 딱 3주 장사예요. 근데 이 3주가 제 인생의 가장 뜨거운 시간이죠.” 그는 본업이 없는 사람처럼 보일 수 있지만 축제 기간엔 누구보다 전문적이다.
판매하는 건 머드팩이 아니다, 경험이다
박 사장님의 주력 상품은 머드축제 관련 기념품이다. 머드팩, 방수 케이스, 수건, 축제용 티셔츠, 슬리퍼 등 가격은 대부분 5,000원에서 1만 원 사이.
하지만 그의 장사는 단순한 ‘물건 판매’가 아니다. “기억에 남는 사람, 다음 해에도 찾게 되는 장사꾼이 되자.” 그가 매년 가슴에 새기는 다짐이다.
그래서 물건을 살 때마다 작은 선물 하나를 추가로 챙겨준다.
“선크림 하나 더 넣어드릴게요. 오늘 햇볕 세요.”
그 작은 배려가 고객을 단골로 만든다.
“하루 12시간, 내 장사는 멘트가 반이다”
박 사장님의 장사 방식은 유쾌하고 솔직한 멘트에서 시작된다. “형님, 이 머드티 입으면 10살 어려 보입니다!” “이거 샀다고 여자친구 생긴 사람 많아요~”
그의 말 한마디에 지나가던 관광객들이 멈춰 서고 결국 웃으며 하나씩 집어간다. “장사는 결국 말이에요. 그 말에 진심이 묻어 있으면 물건도 따라 팔려요.” 그는 대화가 장사의 핵심이라고 믿는다.
“올해도 오셨어요?”라는 말이 가장 고맙다
머드축제가 시작되면, 박 사장님을 일부러 찾는 단골들이 많다. “작년에 티셔츠 샀는데 너무 편했어요.” “그때 선크림 서비스로 주신 거 기억나요.”
그는 매년 그 자리에 서기 위해 준비도 철저히 한다. 상품 리스트, 날씨별 진열 순서, 포장지까지 직접 정리한다.
축제가 끝나고 뒷정리를 할 때 가장 큰 보람은 매출이 아니라
‘사람이 기억해 줬다는 사실’
이라고 말한다.
단 3주의 장사, 11개월의 관찰과 학습
많은 사람은 그를 단순한 노점상이라 생각할지 모른다. 하지만 박 사장님은 11개월 동안 장사의 데이터를 정리한다.
날짜별 판매 수량, 해외 관광객이 많은 주차, 반응 좋았던 멘트까지 모두 기록한다.
“3주 동안은 쉬면 안 돼요. 그 기간에 모든 걸 쏟아야 하니까 매년 더 나은 장사를 준비하죠.” 그의 장사는 즉흥이 아니라 계산이다.
브랜드 없이도 브랜딩은 가능하다
박 사장님의 가게에는 간판이 없다. 하지만 사람들은
“머드축제 입구에 말 잘하는 그 아저씨”
를 기억한다.
그는 붐비는 와중에도 손님의 이름을 기억하고, 이전 해에 뭘 샀는지 떠올려준다. “작년에 아버님이 이거 흰색 사셨죠? 이번엔 노랑으로 해보세요.”
그건 브랜드 로고보다 더 강력한 관계 중심의 브랜딩이다.
축제가 끝나면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머드축제가 끝나면, 박 사장님은 가게를 접고 조용히 집으로 돌아간다.
겨울엔 고향인 청양에서 부모님 농사를 도우며 지낸다. “사람들이 축제 한철 장사꾼이라 하지만 저는 그 3주를 위해 49주를 준비해요.” 그는 그 한철 장사를 삶의 중심이라 말한다.
✔️ 결론
보령의 머드축제는 여름에만 열리지만, 박 사장님의 장사는 사계절 내내 이어진다. 짧은 시간 속에서 진심을 다해 사람을 대하는 그 마음이 결국 손님을 다시 이끌고 있다.
✔️ 블로그 글 요약
- 보령 머드축제 기간에만 장사를 하는 노점 상인 박종수 씨 이야기
- 3주 동안 모든 것을 쏟아붓는 철저한 준비와 진심 어린 응대
- 말 한마디와 작은 배려로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전략
- 11개월간 데이터를 분석하며 장사를 업그레이드하는 방식
- 브랜드 없이도 사람을 기억시키는 관계 중심 브랜딩 실천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