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진 공간에서 시작된 창조
도시 외곽의 낡고 버려진 창고 한편에서 한 청년이 망치를 들었다. 그는 목공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었지만, 손재주 하나로 중고 가구를 고치며 소소한 즐거움을 느끼던 취미가 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믿었다. 이 청년은 바로 ‘리폼 스튜디오 나무숨’의 이한결 대표다.
사람들은 오래된 가구를 버리지만, 이한결 씨는 그것들을 ‘재탄생 가능한 소재’로 바라보았다. 그는 아무도 찾지 않던 창고를 임대해 작업 공간을 만들었고, 첫 테이블 하나를 리폼한 날부터 고객의 인생 가구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이 글은 그의 창업기, 고객 확보 전략, 브랜딩 방향, 그리고 1인 사업자로서 살아남는 과정을 자세히 다룬다.
리폼의 시작, 버려진 가구에 생명을
이한결 씨는 SNS에서 ‘1인 가구 리폼’이라는 틈새시장을 발견했다. 좁은 원룸에 맞는 소형 가구를 원하는 이들은 많았지만, 대형 브랜드에서는 그런 수요를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했다. 그는 중고 매장에서 버려진 가구를 직접 수거해 작은 수납장을 만들고, 그 과정을 블로그에 기록했다.
블로그의 글은 사람들에게 ‘새것보다 감성적인 리폼 가구’로 다가갔고, 첫 번째 문의는 대학생 커플에게서 왔다. 그는 낡은 책장을 분해해 두 사람의 작은 방에 맞는 2단 선반으로 재탄생시켰다. 그 이후로 입소문은 SNS를 타고 번졌다.
1인 사업자의 브랜드화 전략
리폼 가구를 단순한 수공예품으로만 인식하면 장기적인 성장은 어렵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브랜드화’에 집중했다. 그는 가게 이름을 ‘나무숨’으로 정하고, 간결한 로고와 함께 감성 사진을 중심으로 인스타그램을 운영했다.
각 가구에는 스토리가 담겨 있었다. 예를 들어, 버려진 식탁을 리폼한 테이블에는 ‘오래된 가족의 추억을 새로운 공간에 담았다’는 짧은 문장을 함께 제공했다. 이런 감성적 접근은 고객과의 정서적 연결을 만들어냈다.
그는 블로그에도 SEO를 활용하기 시작했다. ‘1인 가구 맞춤 가구’, ‘소형 테이블 리폼’, ‘자취방 인테리어 가구’와 같은 키워드를 중심으로 글을 작성하며 검색 유입을 꾸준히 확보했다. 방문자는 견적 문의로 연결되었고, 그는 직접 전화 상담을 통해 신뢰를 쌓아갔다.
고객과의 접점, 그리고 단골화 전략
고객이 다시 찾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그는 특별한 서비스를 도입했다. 가구 구매 후 1년 이내에는 무료 수리와 보완을 제공했고, 리폼 과정을 영상으로 촬영해 고객에게 전달했다. 이 영상을 통해 고객은 자신의 가구가 ‘다시 태어나는 과정’을 보며 감동을 느꼈다.
그는 단골 고객에게 계절마다 작은 원목 소품을 선물하며 관계를 유지했다. 나무 코스터, 열쇠고리, 책갈피 등 사소하지만 감성적인 아이템은 고객의 만족도를 높였고, 자연스럽게 주변 사람들에게 소개되었다.
리폼 스튜디오는 점점 입소문을 탔고, 어느새 SNS 팔로워는 8천 명을 넘어섰다. 그는 매달 두 번 ‘방문상담의 날’을 운영했고, 대면 상담을 통해 더 깊은 신뢰를 구축해 나갔다.
위기를 넘긴 운영 노하우
한때 목재값 폭등과 전기세 인상으로 제작 비용이 급등한 적이 있었다. 이 대표는 기존 고객층의 요구에 집중하기로 했다. 새로운 고객 유입보다 단골 고객의 맞춤 요청에 집중하면서 수익을 유지했고, 여분의 목재는 사전에 비축해 비용을 절감했다.
또 하나의 위기는 계절 수요의 급감이었다. 겨울철에는 리폼 문의가 줄었기 때문에, 그는 DIY 키트를 출시했다. ‘나만의 테이블 만들기’, ‘셀프 스툴 키트’ 등 온라인으로 배송 가능한 제품을 개발해 시즌 비수기를 극복했다.
소형 창업의 본질은 사람
그는 말한다. “가구를 만든다기보다, 사람의 공간을 디자인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실제로 고객의 취향, 가족 상황, 공간 제약 등을 꼼꼼히 파악한 뒤 제작에 들어가는 그의 방식은 ‘공감 기반 리폼’이라 불릴 만했다.
이한결 씨는 수익을 넘어선 가치를 추구하고 있었다. 그는 리폼이라는 행위를 통해 ‘버려진 것에 의미를 더하는 삶’을 실현하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수익과 브랜드가 따라오게 되었다.
결론: 감성과 실용을 동시에 잡은 창업
버려진 창고에서 시작한 1인 가구 리폼 스튜디오는 단순한 수공예 공간이 아닌, 삶의 이야기를 담는 브랜드가 되었다. 이한결 사장님은 창고라는 물리적 공간의 한계를 감성과 스토리로 돌파했고, SNS를 활용해 고객과 직접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갔다.
그는 창업 초기부터 ‘단 하나의 고객도 내 브랜드의 일부’라는 철학을 지켜왔고, 그 결과 자금과 인력이 부족한 1인 창업자도 충분히 자생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였다. 그의 이야기는 리폼이라는 업종을 넘어, 모든 소형 창업자에게 중요한 영감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