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한 주택가 골목, 지나치기 쉬운 작은 간판 아래
매일 새 반찬 냄새가 피어오르는 가게
가 있다.
이곳은 “오분도 반찬”이라는 이름의 1인 운영 반찬가게이며, 올해로 창업 5년 차를 맞은 박유진 사장님이 지키고 있다.
오늘은 사장님이 어떻게 이 반찬가게를 5년 넘게 유지했고,
어떤 전략으로 단골을 만들고, 매출을 유지했는지
그 구체적인 이야기를 따라가 본다.
1. 시작은 주방 아르바이트였다
박유진 사장님은 요리를 전공하지 않았다.
회사를 다니며 저녁엔 반찬가게에서 주방 아르바이트
를 했다.
그 일은 단순 반복이었지만, 매일 달라지는 반찬의 이름, 고객의 표정, 폐기되는 음식의 양이 그녀에겐 의미 있게 다가왔다.
“정해진 반찬보다, 사람의 리듬에 맞는 반찬을 만들고 싶었어요.”
2. 첫 창업은 7평짜리 가게였다
1년간 준비 끝에 2019년 9월, 서울 동작구에
7평짜리 반찬가게
를 열었다.
냉장 쇼케이스 1대, 조리대 1개, 간이 싱크대 1개. 초기 비용은 약 1,200만 원이었고, 반찬은 하루 6종, 모두 매일 새로 조리했다.
“정성은 신선도에서 시작된다고 믿었어요.” 그 신념은 지금까지도 변하지 않았다.
3. 메뉴보다 리듬을 팔았다
초기 메뉴는 고정적이었다.
멸치볶음, 감자조림, 시금치무침, 진미채볶음, 두부조림, 콩나물무침
.
하지만 2개월 만에 변화를 줬다. 요일마다 테마를 정하고, 계절별 재료로 구성한 ‘오늘의 반찬’을 내놓았다.
예: 월요일은 ‘단백질 위주’, 수요일은 ‘채소 위주’, 금요일은 ‘매콤한 날’.
이 방식은 고객에게 루틴을 제안하는 반찬 구조가 되었고,
단골 고객이 늘어나는 계기
가 됐다.
4. SNS 마케팅보다 문자 리스트를 만들었다
유진 사장님은 인스타그램 계정도 운영했지만
주력은 ‘문자 고객 리스트’
였다.
초기 단골 30명에게 “오늘 반찬 나왔어요 :)”라는 문자를 직접 보냈고, 이 고객 리스트는 5년 만에 400명 이상으로 늘었다.
그녀는 말한다. “내 손으로 직접 관계를 만들고 유지하는 게
반찬 장사의 핵심
이에요.”
5. 폐기 없이 운영하는 법
음식 장사의 가장 큰 리스크는
남는 음식, 즉 폐기
다.
유진 사장님은 하루 판매량을 정량화하고, 전날 예약 수량을 기준으로 생산량을 조절한다.
“소진되지 않는 재료는 다음 날 메뉴로 자연스럽게 연계할 수 있어야 해요.” 이 운영 전략은
5년간 폐기율을 5% 이하로 유지
하게 했다.
6. 고객과의 대화가 레시피가 된다
매장에 오는 고객은 대부분
반찬을 고르며 사장님과 짧은 대화를 나눈다.
“오늘 애가 밥을 안 먹어요.” “간이 세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이런 말들은 다음 반찬 레시피에 직접 반영된다.
그녀는 말한다. “
반찬은 요리 이전에 ‘소통의 응답’
이에요.”
7. 비 오는 날은 된장소스를 끓인다
유진 사장님은
날씨와 반찬의 조합
도 중요하게 여긴다.
비 오는 날엔 된장소스 기반의 가지무침이나 두부버섯볶음을 내놓고, 맑은 날엔 산뜻한 생채와 나물을 늘린다.
“고객의 기분은 날씨에서 오고, 그 기분은 음식으로 이어져요.”
이 감각적 기획이 재구매를 유도
한다.
8. 리뷰보단 손글씨 레시피 카드
리뷰 유도보다 사장님은 매일 1~2종의 반찬에
손글씨 레시피 카드를 붙인다.
“아이와 같이 먹는 법”, “덮밥으로도 좋은 활용 팁” 등 짧고 실제적인 정보가 고객의 만족도를 높인다.
그 결과,
블로그와 SNS에 자발적 리뷰
가 늘어나며 홍보 효과도 따로 발생했다.
9. 모든 반찬에 ‘시간’을 담는다
반찬의 핵심은 재료보다 시간이라고 말하는 사장님은
모든 조리를 ‘느림’으로 통일
했다.
끓이는 시간, 식히는 시간, 숙성 시간까지 각 반찬별 기준을 정하고, 그 시간을 반드시 지킨다.
“빠르게 만드는 반찬은 빠르게 사라지지만,
천천히 만든 반찬은 기억에 남아요.
”
10. 매출보다 ‘지속 가능성’이 더 중요했다
오분도 반찬은 월평균 매출 450~500만 원 정도다. 결코 높은 수익은 아니지만
5년 동안 단 한 번도 마이너스 운영이 없었다.
그 이유는 직접 조리, 직접 판매, 직접 피드백이라는 ‘작지만 단단한 운영 방식’ 덕분이다.
유진 사장님은 말한다. “가게가 커지지 않아도, 오래가면 그게 성공이죠.”
결론
반찬가게를 5년간 운영해 온 사장님은 작은 공간 안에서 신뢰와 감각으로 브랜드를 만들었다. 매출보다 관계를 먼저 쌓은 방식이 그녀의 생존 전략이자 성장 비결이었다.
블로그 글 요약
- 반찬가게 5년 차 사장님의 실전 생존기
- 정량 운영, 폐기 최소화, 감각적 메뉴 구성 전략
- 문자 고객 관리와 일대일 응대 중심 운영
- 리뷰 대신 손글씨 레시피 카드 활용
- 빠른 성장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를 선택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