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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졸업 후 귀농해 만든 식당 이야기

by 소담상회 2025. 6. 2.

서울의 한 대학교를 졸업한 김영재 씨(가명)는 졸업 후 곧장 도시의 삶을 뒤로하고 전라북도 정읍의 작은 마을로 내려왔다. 많은 사람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찾기 위해 취업 준비에 몰두할 때, 그는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요리하고, 음식을 통해 사람들과 연결되는 삶"을 꿈꿨다.

1. 도시 청년의 귀농 결심

김 씨는 원래 요리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대학교 시절 농촌 봉사활동을 계기로 자연과 함께하는 삶에 매료됐고, 졸업 후 고민 끝에 귀농을 결심했다. 주변 사람들은 반대했지만 그는 흔들리지 않았다. 귀농은 단순히 ‘촌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먹고 싶은 음식을 스스로 만들 수 있는 삶으로의 선택이었다.

정착한 곳은 외지인조차 찾기 어려운 작은 마을이었다. 그는 벼농사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텃밭에 각종 채소를 키웠다. 처음엔 마을 어르신들에게 일머리를 배우며 하루하루 익혔다. 그러면서도 식당을 열기 위한 꿈은 점점 더 구체화되었다.

2. “내가 먹는 밥으로 장사하자”

귀농 1년 차, 김 씨는 집 근처 빈 집을 개조해 작은 식당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직접 땅을 고르고, 나무로 선반을 짜며 공간을 꾸몄다. 인테리어 전문가는 없었지만, 마을의 분위기와 자연을 해치지 않는 식당을 만들고 싶었다.

메뉴는 단출했다. 하루 한 가지 정식. 밥, 된장국, 계절 반찬 두세 가지. 모든 재료는 직접 재배하거나 인근 농가에서 구입했다. 값비싼 재료보다는 제철 식재료의 맛을 살리는 것이 그의 요리 철학이었다.

3. 손님보다 식재료가 먼저였던 첫해

식당은 처음부터 성공적이지 않았다. 위치는 외지고, 홍보도 어려웠다. 하루에 손님이 한 명도 없는 날이 이어졌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식당을 운영하는 틈틈이 SNS에 직접 요리 과정을 기록하고, 농촌에서 보내는 하루를 사진으로 남겼다.

차차 소문이 나기 시작했다. 한두 명의 여행자들이 찾아왔고, 블로그에 소개되기도 했다. 특히 “사장님이 농사지은 채소로 만든 식사”라는 점이 차별점이었다. 점점 ‘귀농 청년 식당’으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주말이면 예약이 필요할 정도가 되었다.

4. 시행착오도 음식의 일부였다

김 씨는 요리사도 아니고, 장사 경험도 없었다. 첫 해에는 반찬 간이 맞지 않아 남긴 손님도 많았다. 예약 손님이 갑자기 취소하면 하루 재료가 전부 남는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실패’로 보지 않았다. “이 또한 귀농의 일부”라고 생각하며 기록을 남겼다.

장사에 익숙해지자 그는 ‘손님에게 설명하는 식당’을 만들었다. 직접 만든 된장은 어떤 방식으로 발효됐고, 이 나물은 언제 수확한 것인지 조곤조곤 알려줬다. 손님들은 음식이 아니라 한 편의 이야기를 먹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5. 작은 식당이 만든 지역의 변화

식당은 단순한 장사 공간이 아니었다. 마을 주민들은 처음엔 수상쩍게 바라봤지만, 점점 그를 응원하게 됐다. 김 씨는 마을 행사에 음식을 후원했고, 동네 어르신들과 김장을 함께 담갔다.

한때 폐허였던 골목이 방문객들로 생기를 되찾았다. 그가 운영하는 SNS에는 전국 각지의 귀촌 희망자들이 문의를 보내왔다. “귀농하고 싶어요, 사장님처럼.” 김 씨는 그들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그는 식당의 가치를 단순 수익이 아닌, 사람을 모으는 힘에서 찾고 있었다.

6. 진짜 ‘로컬’이란 무엇인가

김 씨는 유행처럼 쓰이는 '로컬 브랜드'라는 단어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했다. 그에게 로컬이란 꾸며진 이미지가 아니라 매일 땅을 갈고 밥을 짓는 정직한 일상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SNS에서도 번지르르한 마케팅보다 솔직한 하루를 기록하는 데 집중했다.

그의 진정성은 전해졌다. 어느 날, 식당에 유명 유튜버가 찾아와 인터뷰를 요청했지만 그는 정중히 거절했다. “과하게 알려지는 순간 이 식당이 변할까 두렵다”라고 그는 말했다. 음식을 팔기보다는 철학을 지키는 것, 그게 이 식당의 방식이었다.

7. 청년 귀농의 고충과 희망

물론 힘든 날도 많았다. 비가 많이 오거나 태풍이 지나가면 채소 수확이 어려웠고, 농사와 식당 운영을 동시에 하다 보니 번아웃이 오기도 했다. 그럴 땐 식당을 하루 쉬고, 마을 뒷산을 산책하거나 묵은 장을 정리하면서 마음을 달랬다.

김 씨는 말했다. “귀농은 낭만이 아니라, 다른 방식의 직장생활입니다.” 매일 땅에 서서 일하고, 불 앞에서 요리하고, 손님에게 미소를 짓는 일은 쉬운 게 아니다. 하지만 도시에서 느끼지 못한 보람이 이곳엔 있었다.

8. 앞으로의 계획

김 씨는 식당을 더 키울 계획은 없다. 지금처럼 하루 20명 정도 손님을 맞이하고, 재료가 떨어지면 조용히 문을 닫는다. 그는 말한다. “식당을 키우면 삶이 작아질 수도 있어요. 나는 삶이 크고 식당이 작았으면 좋겠어요.”

가끔 도시에서 온 젊은 친구들이 말한다. “이런 데서 장사하면 힘들지 않으세요?” 그는 웃으며 대답한다. “힘든데, 참을 수 있어요. 그게 귀농이니까요.”

9. 귀농, 단순한 이주가 아니다

이야기의 끝에서 김 씨는 강조한다. 귀농은 '시골에 사는 것'이 아니라, 그 마을의 일원이 되는 것이라고. “혼자만 잘 먹고 잘살면 안 돼요. 주변 사람들과 밥을 나눠야, 진짜 식당이 되는 거예요.”

오늘도 그의 식당은 소박하게 문을 연다. 장작불에 밥 짓는 냄새가 골목을 타고 퍼지고, 지나가던 이웃이 “오늘은 무슨 반찬이에요?” 하고 묻는다. 그 질문 하나로도, 그는 내일을 준비할 수 있다.

대학을 졸업한 청년이 귀농 후 직접 농사지은 재료로 시골 식당을 연 이야기. 단순한 창업을 넘어, 지역과 연결되고 진심을 담아 운영해 온 로컬 푸드 공간의 철학과 변화 과정을 담았습니다.

결론

귀농 식당은 단순한 장사가 아니다. 밥을 지어 손님과 나누고, 지역과 관계 맺는 행위다. 도시의 삶을 내려놓고 시골로 향한 청년의 선택은, 작은 식당에서 하루하루 새로운 연결을 만들어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