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서문시장은 오랜 시간 동안 수많은 상인들의 삶이 얽히고설킨 공간이다. 그 수많은 점포들 가운데에서도 단출한 간판 하나로 사람들의 발길을 붙잡는 곳이 있다. 바로
서문시장 2 지구 12번 통로 끝자락
에 자리한 ‘영희네 꼬마김밥’이다.
누구나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작은 김밥. 하지만 이곳은 30년 넘게 단골을 모으고, 변하지 않는 장사의 미학을 보여준다.
오늘은 영희네 꼬마김밥이 어떻게 시장 안에서도 꾸준히 살아남고 사랑받을 수 있었는지, 그 장사의 원칙을 따라가 본다.
1. 재료는 최고로, 가격은 최소로
영희네 꼬마김밥의 첫 번째 원칙은 재료다. 사장님은 매일 새벽 4시에 시장 경매장에 들러
가장 싱싱한 오이와 당근, 시금치, 단무지
를 직접 고른다.
“좋은 재료로 만들어야 맛도 변하지 않아요.” 사장님의 목소리에는 변함없는 확신이 담겨 있다.
그럼에도 가격은 타협하지 않는다. 2024년 현재 기준, 김밥 한 줄 가격은 2,500원. 물가가 올라가도, 맛과 양은 그대로를 고수한다.
2. 맛은 익숙해야 한다
꼬마김밥이란 이름처럼, 이곳의 김밥은 크지 않다. 손가락 두 개 정도 두께의 작은 김밥이
5~6개 한 세트로 포장
되어 판매된다.
안에는 당근볶음, 단무지, 오이, 지단, 시금치. 딱 기본 재료만 들어간다.
“별거 없어 보여도 이게 제일 어려워요. 익숙한 맛을 그대로 유지하는 게요.” 사장님은 매일 양념 비율과 밥의 간을 똑같이 맞춘다.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기보다, 익숙함을 지키는 것이 이 가게의 힘이다.
3. 양손 가득 정성을 담는다
영희네 꼬마김밥은 절대 기계로 만들지 않는다.
모든 김밥은 손으로 말고, 손으로 썬다.
“손맛이 김밥 맛을 정해요. 기계는 빠르지만, 따뜻함이 없어요.” 사장님은 설명한다.
속재료를 넣고 김을 말고 썰어낼 때까지, 하루 평균 400줄 이상을 오직 손으로 완성한다.
때로는 줄이 길어지기도 하지만, 손님들은 “기다릴만한 가치가 있다”라고 말한다.
4. 장사는 화려할 필요가 없다
가게에는 별다른 장식이 없다. 허름한 천막, 빨간 플라스틱 의자,
메뉴판에는 ‘꼬마김밥’ 단 한 줄
만 적혀 있다.
그 대신 맛과 정성이 공간을 채운다. “김밥 맛으로 말하는 집이 되고 싶었어요.” 사장님의 원칙이다.
그 결과, 이 가게는 유명 유튜버나 TV 프로그램에 소개되지 않고도 서문시장 대표 맛집으로 자리 잡았다.
5. 손님 한 명 한 명을 기억한다
가장 인상적인 건 손님 응대다.
사장님은 단골들의 얼굴과 취향을 기억한다.
“아, 오늘은 단무지 조금 빼드릴게요.” “아이 드실 거죠? 고추는 뺄게요.” 이런 세심한 배려가 단골을 만들고, 다시 찾게 만든다.
장사는 결국
‘기억하는 마음’
이라는 걸 보여주는 순간이다.
6. 변하지 않는 시간의 가치
요즘 시장은 빠르게 변한다. SNS 핫플, 인스타용 감성 가게들이 들어온다.
하지만 영희네 꼬마김밥은 30년 전 그대로의 방식을 고수한다.
새로움을 쫓기보다,
변하지 않는 익숙함이 고객에게 위로
가 된다는 걸 안다.
“시장에는 시장만의 시간이 있어요. 그걸 버리면 안 되죠.” 사장님의 말은 단순하지만 깊다.
7.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자리
영희네 꼬마김밥은 매일 오전 9시에 문을 열고, 오후 8시에 닫는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하루도 빠지지 않고 같은 시간
에 문을 연다.
이 일정함이 신뢰를 만든다. “언제 가도 열려 있는 가게”라는 믿음. 그 믿음이 결국 장사를 살린다.
8. 위기는 있어도 변함은 없다
코로나19, 물가 폭등, 시장 주변 대형마트 입점.
수많은 위기가 있었지만
, 영희네 꼬마김밥은 버텨냈다.
방법은 단순했다. “맛을 바꾸지 않고, 양을 줄이지 않는다.” 손님을 속이지 않는 것.
이 정직함이 서문시장 사람들의 마음을 잡았다.
9. 장사는 결국 사람이다
사장님은 늘 말한다.
“김밥을 파는 게 아니에요. 그 사람의 하루를 응원하는 거예요.”
밥을 채우는 손, 김을 말아주는 손, 포장 봉투를 건네는 손. 그 모든 과정에 작은 응원의 마음이 담겨 있다.
장사는 결국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다.
10. 꿈은 크지 않아도 괜찮다
영희네 꼬마김밥의 목표는 단순하다.
“내일도 오늘처럼, 한 줄 한 줄 정성껏.”
프랜차이즈, 대량 생산, 거창한 확장이 아니라, 매일 정성스럽게 김밥을 말고 싶은 마음이다.
작지만 단단한 꿈. 그게 30년 동안 이 가게를 지탱한 힘이다.
결론
대구 서문시장의 작은 꼬마김밥집은 30년 동안 변함없는 정성과 신뢰로 손님을 모았다. 장사는 결국 진심을 파는 일이라는 것을 이곳은 조용히, 그러나 확실히 증명하고 있다.
블로그 글 요약
- 대구 서문시장 영희네 꼬마김밥의 30년 장사 원칙
- 최고의 재료와 변치 않는 맛을 지키는 운영 전략
- 고객과의 신뢰를 최우선으로 한 가게 운영 방식
- 빠른 변화 속에서도 변함없는 장사의 미학
- 소박하지만 단단한 장사 철학을 통한 생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