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남원은 추어탕의 본고장으로 불린다. 특히 광한루 인근에는 오래된 추어탕 식당들이 지금도 변함없이 국물을 끓이고 있다. 그중 한 곳, ‘남원미꾸리추어탕’은 30년 넘게 지역 주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끌어온 식당이다.
그런데 이 전통 있는 가게가 최근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마케팅에 도전
하고 있다. 주인공은 2대째 가게를 맡은 40대 중반의 김상진 사장님이다. 그의 도전은 단순한 광고가 아니라, 지역 음식의 가치와 이야기를 전하려는 진심에서 출발했다.
부모님의 뒤를 잇는 선택, 그리고 한계
김상진 사장님은 원래 컴퓨터 공학을 전공했고, 서울에서 IT 회사에 근무하던 개발자였다. 하지만 아버지가 쓰러지신 후, 고향으로 내려와 가게를 이어받았다.
“처음엔 1~2년 도와드리고 다시 올라가려 했어요. 근데 국물을 끓이고 손님을 대하다 보니, 이게 그냥 밥장사가 아니구나 싶었죠.”
하지만 문제는 점점 줄어드는 손님 수였다. 남원의 추어탕 시장은 포화 상태였고,
젊은 세대는 이 음식을 ‘낡았다’고 느끼는 경우도 많았다.
그는 고민 끝에 새로운 시도를 결심했다.
“손님이 안 오면, 우리가 찾아가야죠.”
김 사장님은 2022년 봄,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채널 이름은 ‘추어탕의 모든 것’. 첫 영상은 ‘추어탕 국물, 6시간 끓이는 이유’라는 제목으로 주방에서 국물을 내는 과정을 그대로 담은 영상이었다.
그는 영상 제작 경험이 없었지만 삼각대 하나와 스마트폰으로 촬영을 시작했고, 편집은 밤마다 독학으로 배웠다.
“처음엔 아무도 안 봤어요. 조회수 50도 안 됐죠. 그래도 ‘이건 진짜 우리 이야기니까’ 포기하지 않았어요.” 그는
‘가게를 콘텐츠로 만드는 것’
을 목표로 삼았다.
브이로그가 아닌, 식당의 ‘과정’에 집중
유튜브 채널에는 메뉴 소개나 일상 브이로그보다 추어탕을 만드는 과정, 재료 손질, 미꾸라지 선별법 등 실제 정보가 담겼다.
김 사장님은 이렇게 말한다. “사람들은 국밥 한 그릇이 그냥 나오는 줄 아는데 그 안엔 엄청난 정성이 들어가요. 그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영상 하나당 평균 8~10분 길이로, 전문 장비 없이도 ‘진짜 주방’의 생생한 모습이 사람들에게 색다른 매력으로 다가갔다.
첫 번째 변화, 리뷰 대신 영상으로 소통
채널을 개설한 지 3개월 후, 서울에서 온 한 손님이 가게 문을 열며 말했다.
“유튜브 보고 왔어요. 진짜 그 솥 그대로네요.”
그 순간 김 사장님은 확신했다. ‘영상도 입소문이 될 수 있구나.’ 그는 기존의 리뷰 마케팅을 줄이고, 유튜브를 통해 신뢰 기반의 마케팅을 이어가기 시작했다.
영상 아래 달린 댓글 중엔 “남원 가면 꼭 들르겠다”는 말이 종종 보였다. 그는 그런 댓글 하나하나에 직접 답을 남긴다.
디지털 마케팅의 관건은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
김 사장님은 편집자도, 작가도 없었다. 대신 가게의 언어로 말하는 법을 배웠다.
영상 속 자막은 모두 구어체로, 예를 들어 “오늘은 추어탕 끓이는 날입니다~” “미꾸라지 싱싱하죠? 저희 엄마가 직접 고르세요~” 이런 표현은 시청자에게 따뜻함을 전달한다.
그는 말한다. “전문성보다 정직함이 중요해요. 이건 광고가 아니라 설명이니까요.”
한식당도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유튜브 채널이 어느 정도 반응을 얻자, 김 사장님은 ‘남원미꾸리’라는 브랜드 네이밍을 시작했다.
간판도 바꾸고, 포장용기에도 로고를 넣었다. 심지어 영상 시청자를 위한 할인 쿠폰도 만들었다.
“디지털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 손님과 대화하는 방식이에요.”
지금은 영상 속 배경이 된 주방이 SNS에서도 ‘인증 포인트’가 되어 젊은 손님들의 방문이 늘고 있다.
가족의 가게, 브랜드가 되다
김 사장님의 어머니는 지금도 매일 국물을 끓인다. 그리고 영상에 가끔 등장해 “미꾸라지는 아침에 먹어야 맛있어요” 같은 말을 건넨다.
이 영상은 예상외로 가장 많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댓글에는 “우리 엄마 보는 것 같아요”, “따뜻한 집밥 같은 기분이 들어요”라는 반응이 많았다.
그는 말한다. “우리 가게는 작지만, 이야기가 있으니까 브랜드가 될 수 있다고 믿어요.”
미래는 더 디지털해지겠지만, 마음은 아날로그로 남길
지금도 김 사장님은 일주일에 한 편씩 유튜브 콘텐츠를 직접 촬영하고 편집한다. 주제는 국밥 만드는 날, 명절 준비, 지역 축제와의 협업 이야기 등 다양하다.
그는 남원이라는 지역을 알리고, 음식에 담긴 정서를 전달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추어탕을 팔지만,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요.”
그게 유튜브라는 도구를 쓰는 이유
다.
✔️ 결론
남원의 오래된 추어탕집은 유튜브를 통해 다시 젊어진다. 가게의 진심과 정성을 영상으로 전한 결과, 사람들은 음식 너머의 이야기를 기억하게 되었다.
✔️ 블로그 글 요약
- 남원 추어탕집 ‘남원미꾸리’의 유튜브 마케팅 도전기
- IT 출신 아들이 가업을 잇고, 영상 콘텐츠로 가게를 브랜딩
- 실제 요리 과정과 스토리 중심의 유튜브 운영 전략
- 디지털 마케팅을 통한 젊은 세대 유입과 신뢰 구축
- 가족식당의 정서를 브랜드로 전환한 로컬 성공 사례